박지원 "尹 정부, 북핵 문제 패싱 자초…대화가 최선"

"대통령은 전쟁 나지 않게 북과 대화해야"
주변 4강외교도 "100% 주고만 왔다" 혹평

광주를 찾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31일 윤석열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 정책과 동맹 중심 외교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북구 광주교통문화연수원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초청 강연자로 나서 "윤석열 정부가 강대강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일본이 북한과 대화한다면 우리는 '패싱'당하는 것이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전 원장은 "북한 핵은 북·미간 문제다. 민주당 정권은 미국 대신 북한을 설득하고 북미 대화를 연결시켰다"면서 "그러나 윤 대통령은 처음부터 북한과 '강대강'으로 부딪히고 있다. 미국은 (현 상황이) 상당히 불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기시다 총리는 외상(외무장관) 출신으로 외교의 귀재다. 코로나19로 4년간 경제가 최악인 북한에게 돈(식민 배상금)을 주며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북한이 미·일과 대화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전쟁을 하지 않으면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도 '규탄한다', '북한을 침략하지 않겠다', '외교적 대화 테이블로 나와라'라는 입장만 되풀이한다. 그런데 미국이 전쟁을 못하게 막고 있고 전시작전권도 없는 우리 정부가 '가만 안 있다'라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이 전쟁 나지 않도록 북한과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 아닌가. 김대중 전 대통령도 살아있다면 똑같이 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주변 4강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외교라 하는 것은 51%를 가져오면 49%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G7 회담에서도 100%를 주고 왔다"라고 혹평했다.

또 "우리나라는 외교만 잘하면 돈도 벌고, 평화도 가져올 수 있다"며 "지금처럼 미국, 일본의 푸들 노릇을 하면 우리 경제가 망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지정학적으로 '도랑에 든 소'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미국 풀도, 중국 풀도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중국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경제 보복을 하고 있느냐, 올해 1~3월 석 달간 무역적자 대부분이 대중 적자다.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우리 무역 적자가 커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IRA법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반도체 대중 수출을 못하게 막고 있다"며 '동맹에게 할 말은 하는 외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강연은 광주청년 100인 포럼이 박 전 원장을 초청,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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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