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보호관찰 5년도…30일 선고공판
피해아동, 폭행으로 사시 진단…사건 발생 무렵 앞 거의 보이지 않아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4살 딸을 학대·방치해 숨지게 한 이른바 '가을이 사건'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친모 A(20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13일 오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0대)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4살 가을이(가명)를 폭행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벌금 500만원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보호관찰 5년 등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 당시 자신의 학대 행위로 가을이가 숨졌다고 진술했지만, 아동학대방조로 혐의로 넘겨진 B씨 부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B(20대·여)씨가 가을이의 눈 부위를 폭행했다고 진술했었다.
검찰이 '수사 당시와 달리 B씨가 가을이를 폭행했다고 진술한 이유'에 관해 묻자, A씨는 "그 당시에는 '모든 걸 다 뒤집어쓰고 가라'는 B씨의 지시가 있어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가을이가 사망한 날에 B씨가 눈 부위를 때렸다"고 답했다.
또 A씨는 2021년 11월 자신의 폭행으로 가을이가 눈을 다쳐 병원에서 사시 진단과 시신경 수술 등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돈이 없어 수술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사건이 발생했을 무렵 가을이는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가을이의 식사를 챙겨주지 않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 분유 물에 밥을 말아 줬다고 진술했으며, 검찰이 'B씨 부부와 함께 살며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었는데 가을이에게 왜 주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A씨는 "가을이가 (밥을) 달라고 안 해서 기다렸다가 주자고 해서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B씨 가족과 외식하러 나갈 때 가을이가 앞이 안 보이고 사람들이 가을이를 학대했다고 신고할까 봐 두려워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가을이를 폭행한 이유에 관해 묻자, A씨는 "B씨로부터 '아빠 없다는 소리를 안 듣기 위해서는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훈육했다"고 답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너무 잘못했고, 죽을죄를 지었다. 용서받지 못할 일을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선고 기일은 오는 30일 오전으로 지정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6시께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밥을 달라고 보챈다는 이유로 가을이의 얼굴과 몸 등을 수차례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남편으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해 집을 나와 오갈 때가 없던 중 온라인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B씨의 권유로 가을이를 데리고 부산 금정구에 있는 B씨에 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의 지시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400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했고, 이를 통해 벌게 된 돈 전액을 B씨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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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