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오늘 7차 회의…'차등적용' 진통 속 勞 최초안 제시

노사,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 계속…평행선 달릴 듯
노동계 최초안 약 1만2200원 예상…경영계 미지수
차등적용 표결하나…노동계, 구속위원 해촉 규탄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 중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22일 진통을 겪고 있는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를 이어간다. 노동계는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임위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선 지난 회의 때 결론을 내지 못한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가 계속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일 6차 회의에서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경영계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는 만큼 숙박·음식업 같이 최저임금 지불 능력에 한계가 있는 업종에 대해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이 시행된 적은 최저임금 제도 도입 첫 해인 1988년뿐이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특정 업종에 차등 적용하는 것은 차별과 낙인 효과만 유발할 뿐이며, 이는 최저임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노사는 이날도 평행선만 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당초 노사에 지난 20일까지 최초안 제출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로 노사가 모두 내지 않으면서 이날까지 반드시 제출해달라고 다시 한 번 요청한 상태다.

노동계는 최임위 회의 시작 전 별도의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노동계는 지난 4월 초 선제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올해 적용 최저임금(9620원)보다 24.7% 높은 수준이다.

다만 최임위에 공식 제출하는 최초안은 최근에 발표된 올해 적정 가구 생계비 등을 반영해 1만2000원보다 소폭 높은 약 1만22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물가 등을 들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주장해왔다.


경영계가 이날 최초안을 제출할지는 미지수다.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가 결론이 나야 그에 맞춰 최초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차등 적용과 동결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가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계는 구속된 근로자위원 1명 공석에도 표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데, 공익위원들이 차등 적용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노동계는 그러나 전날 고용노동부가 해당 위원인 한국노총 소속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직권 해촉키로 한 데 대해서는 강력 규탄할 계획이다. 김 처장은 지난달 말 고공농성 중 경찰과 충돌로 강제 연행됐다.

아울러 신규 위원으로 추천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에 대한 즉각적인 위촉도 촉구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김 처장의 투쟁을 지원 사격하다 연행된 김 위원장에 대해 "공동정범"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처럼 심의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오는 29일)은 넘길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만약 이날도 차등적용 여부가 결론나지 않는다면 심의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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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