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충돌, 시청 압수수색 이어 보조금 자료제출 거부
홍, 대구경찰청장 겨냥 “민주당 공천 출마하려 하나” 직격
경찰이 대구시가 관리하는 보조금 현황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찰이 미치지 않고서야”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고 대구시도 “대구경찰청장을 못믿겠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두고 충돌을 빚은 후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에 따른 대구시청 압수수색에 이어 대구시와 경찰이 벌이고 있는 극한 대립이 점입가경이다.
24일 홍 시장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시에서 관리하는 보조금 현황(보조금 종류, 지급 금액, 해당보조금 관리 부서, 지급요건, 지급대상자, 대상자별 지급금액 등)을 제출하라는 대구경찰청장의 공문이 왔다”는 글이 올랐다.
이어 “국회도 아니고 경찰이 이런 공문을 보냈다. 같잖아서 말이 안 나온다”면서 “대구시가 보조금 관리를 범죄적 수법으로 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또 압수수색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수사는 안하고 안하무인으로 직권남용이나 하는 경찰 간부를 그대로 둘 수 있느냐”며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을 겨냥하고 “분란을 일으켜 인사조치 되면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하려고 그러느냐”고 지적했다.
대구시도 ‘보조금 현황 일체에 대한 대구경찰청 요청에 대한 대구시 입장’을 통해 “대구시는 이미 민선8기 출범과 함께 보조금 집행실태에 대한 강도 높은 자체 검사를 실시하여 부당집행을 원천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체적인 범죄사실이 있으면 대상을 특정하여 법적 절차를 통해 요청하라.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오라”며 “최근의 행태로 보아 대구경찰청장을 믿고 공문서를 함부로 내줄수 없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 수사관들은 지난 23일 오전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청사 공보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구참여연대가 지난 2월 홍 시장과 유튜브 담당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예고한 셈이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장이 이제 막 나가는구나”라며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권을 통째로 갖게 되자 이제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보다”라고 강력 비판했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의 개최 자체를 반대하며 행사장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를 정상 운행하고 집회 차량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경찰은 법원이 집회를 보장했으므로 이를 보호해야 한다며 집회 차량 진입을 막는 대구시 공무원들과 충돌했다.
당시 홍 시장은 “공도를 불법으로 무단 점거하고 경찰의 호위까지 받아 가면서 시민들의 자유 통행권을 막는 것은 그 자체가 불법이다”며 “그런 것을 옹호하고 시민 불편을 초래한 대구경찰청장은 교체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더이상 그런 대구경찰청장을 믿고 대구시 치안을 맡기기 어렵다”며 “완전한 지방자치 경찰 시대라면 내가 즉각 파면했을 것이다”라고 강성발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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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