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한국의희망' 창당…"실용-생활정치하겠다"

'한국의희망' 발기인대회 열려…"다른 정치 추구"
현역 의원 영입 질문에 "알 깨고 나올 사람 없어"
금태섭 전 의원 신당 창당·정의당 재창당 등 눈길
인물 부족에 회의론도…"동력 부족해 한계 있을 것"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한국의희망'이 26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세력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현역 의원의 발기인 참여가 없어 창당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건너가자"…양향자, 신당 창당에 제3지대론 '물꼬'



양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발기인대회에서 "한국의희망은 기존 정치와 다른 세 가지 정치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영 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를 좋은 정치로, 낡고 비효율적인 정치를 과학기술에 기반한 과학 정치로, 그들만의 특권을 버리고 국민 삶을 바꾸는 실용 정치, 생활 정치로 바꾸겠다"고 전했다.

또 "무엇보다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중심에 두고 모든 정당과 손 맞잡고 상생과 협력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당을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양 의원의 신기술 전문가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로 보인다. 그는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관련된 논란을 에둘러 지적하면서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 의원은 " 한국의희망은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첨단의 기술이 가진 투명성, 불변성, 안정성으로 돈 봉투 사태와 같은 부패를 완전 차단하고, 공천의 공정성을 확보하며 당대표의 독선, 대의원의 과(過)대표에서 드러난 구태를 시도조차 못 하게 막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희망은 국회의원의 모든 특권적 지위, 혜택, 지원을 포기하겠다"며 "이를 동력으로 사회 기득권이 누리는 모든 특권도 박탈하겠다. 국민이 바라는 특권 없는 나라, 그 혁신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의희망이 추구하는 정치는 '과거의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완전한 결별'이라고 한다. 이날 배포한 정당선언문 팸플릿의 맨 앞장에도 '이제는 건너가자!'라는 문구가 파랑 바탕에 주황 글씨로 크게 적혀있다.

양 의원은 "거대 양당이 이끄는 정치는 그저 권력 게임이자 이권 다툼"이라며 "그들이 주도하는 정권 교체는 기득권 교체일 뿐이다. 진영 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 낡은 정치, 특권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만 참석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함께하지는 않았다.

대표 발기인에도 현역 의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양 의원은 이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은 상당히 많았지만, 소속 정당의 알을 깨고 나올 분은 없었다"며 "전현직 의원이든 앞으로 출마할 의원이든 한국의희망이라는 정당을 출마의 수단으로 생각하면 (합류가) 불가능하다.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을 정말로 생각하는 분이라는 게 확인될 때 합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당 발기인은 지난 20일 기준 1023명이다. 대표 발기인에는 양 의원을 비롯해 김성용 CR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이사, 강신우 종합기획사 아티잔 대표(전 국가안보실 정책보좌관),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김현국 사단법인 세계탐문화연구소 이사장, 배관 노동자인 윤성길씨, 이수원 위 법률사무소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탈북자인 이영광 바야흐로 대표, 임형규 전 SK그룹 부회장, 최대홍 유저오픈 대표(전 민주당 중앙당 을지로위 정책위원), 최명숙 광주 현대병원 원장, 황은지 단국대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연구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교수,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 등도 포함된다.


◆정치권 곳곳서 창당 준비…인물 부족에 회의론도

이번 양 의원의 한국의희망을 시작으로 기존 양당 체제의 틀에서 벗어난 제3지대 신당 창당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성찰과 모색)은 오는 9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한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중심 30석'을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새로운 세력의 등장을 기대하거나 실제로 그런 세력을 만들려는 움직임 보이는 것은 지금과 같은 기존의 틀로는 우리가 부딪힌 문제 국민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데에 있어서 아무런 소용없다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금 전 의원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어떤 활로를 모색하는 건 좋은 움직임"이라고 언급했다.

정의당도 지난 25일 제3정치세력과의 연대·통합을 통한 재창당을 선언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금 전 의원과 양 의원 신당과의 통합에는 거리를 뒀다.

이정미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그분들이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놓고 보면 상당히 회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위적인 통합 과정보다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다양한 공동 공천 전략을 비롯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의 토대를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 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양 의원의 한국의희망도 당분간은 다른 신당들과 연대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에 대한 질문에 "내년 총선은 과정이고 궁극적 목표는 국가 운영이다. 2027년 정도에 집권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아직까지는 (다른) 신생 정당이 어떤 가치를 표방하는지 어떤 비전, 꿈,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제 관심사는 아니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무당층을 겨냥하고는 있지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인물'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소속 한 중진 의원은 "인물이 없다는 것은 결국 신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양 의원의 지역구가 광주라는 점에서 호남권 정치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현재 호남에서 민주당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심 지역에 도입했을 경우 양당 이외의 제3지대 정당을 비롯한 정당들이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행 제도에서 특히, 호남에서 제3 정당들이 큰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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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 한지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