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주영씨의 부친 이정민씨, 증인으로 참석
"국민 아닌 대통령을 위한 장관 역할만 했다" 비난
최후 변론에서는 양측이 탄핵 타당성 두고 공방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 관련, 국무위원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을 받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마지막 변론기일이 27일 열렸다. 참사 유가족은 증인으로 참석해 파면으로 이 장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청사 대심판정에서 이 장관 탄핵 심판에 대한 4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피청구인 이 장관과 소추위원인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변론기일에는 고(故) 이주영씨의 부친인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대표 직무대행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이상민 장관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동안 뭐하고 있었냐"며 "중대본을 가동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보내줄 수 없었는지 묻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 이 장관은 집회와 대통령 경비에만 집중해 참사의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안위를 지키는 행안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을 위한 장관의 역할만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는 더는 없어야 한다"며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파면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날 마지막 변론에서 청구인 국회 측은 재난관리주관기관 지정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설치를 두고 피청구인 이 장관 측을 몰아세웠다.
국회 측은 "중수본 대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했다고 하지만, 중수본 설치는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며 "그걸 건너뛰고 중대본을 가동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재난에서 중수본 설치 전례가 없다고 하는데, 이태원 참사는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고 과거 재난과 다르고, 과거 중수본을 설치하지 않은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해서 현재 위법행위가 정당하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관 측은 "중대본은 대규모 재난의 대응 복구를 위해 행안부에 두는 기구로 대규모 재난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설치 운영의 선행 전제조건"이라며 "피청구인이 최초 보고를 받았을 때는 재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해 판단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현장에 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사무실로 복귀해서 대책회의를 통해 중대본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미 가동 전부터 중대본과 중수본 업무는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후 변론에서는 탄핵의 타당성을 두고 양측이 부딪혔다.
국회 측은 "피청구인 측 답변 내용을 들어보면 어떠한 법률 위반도 없다. 재난안전법이 왜 존재하는지, 세세한 규정들이 무색해진다"며 "불리하면 장관 취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아 안전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할 국가의 책임을 그리고 책임을 다했는지 국가 기관에 묻는 탄핵 심판"이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재발되지 않고 손상된 헌법 질서가 회복되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청구인 측 주장과 같이 일방 추상적 규정에 근거해 탄핵을 인정하게 되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고 결국 탄핵제도가 법적 책임이 아닌 정치적 책임을 묻는 제도로 변질된다"며 "도의적, 정치적 비판 떠나 재난 주무장관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참사에 있어서 중대한 법적 책임이 없는 피청구인을 파면하는 건 법치주의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은 이날을 끝으로 변론이 마무리됐다. 이르면 다음 달 선고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는 사건 접수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장관에 대한 사건 접수는 지난 2월9일 됐으며 오는 8월7일이 180일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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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