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설립자 후손들 "폐원 반대… K-메디컬 허브 구축"

백낙환 이사장 후손들, 시청서 정무부시장 면담
"출구전략 없이 폐원 결정 부당…병원 살릴 것"

서울백병원이 경영 악화로 폐원 절차를 밟는 가운데 설립자의 후손들이 "재단에서 출구전략 없이 폐원 결정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고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 후손들은 3일 서울시청에서 강철원 정무부시장과 면담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K-메디컬 서비스의 허브를 구축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후손 측은 백 전 이사장 차녀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와 조영규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 장여구 인제의대 교수노조 서울백병원 지부장(외과 교수) 등이다.

앞서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의 폐원안건을 통과시켰다. 서울 구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환자가 줄면서 지난 20년간 누적 적자가 1749억원에 달해 더 이상 병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시와 중구는 의료공백 발생 우려에 따라 서울백병원 부지를 상업용이 아닌 의료 시설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후손인 백진경 교수는 재단의 폐원 결정에 대해 "경제적 논리로만 서울백병원을 폐원할 경우, 비단 서울시민에게 끼치는 피해뿐만 아니라 인제대학교 백병원의 브랜드 가치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규제가 완화돼 사립대학 재단의 유휴재산을 수익용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것이 폐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유재산인 병원에 대해 서울시에서 용도 결정을 맘대로 하느냐는 의견도 있으나 대학병원은 사유재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백병원은 전국 5개원이 모두 대학병원으로 운영되는 유일한 재단"이라고 서울시와 뜻을 같이 했다.

그는 "서울의 도심에 위치한 서울백병원은 코로나 이후 늘어나고 있는 명동 지역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특화한 K-의료서비스 센터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원격 의료 서비스 사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와 튀르키예 지진 복구를 지원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다음 달로 예정된 인제대 총장 선거에 출마해 대학과 병원의 위기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백병원을 글로벌 K 메디컬 산업의 허브로 육성함으로서, 백병원과 인제대학교뿐만 아니라 서울의 미래 먹거리,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선도하는 비전 계획을 총장 선거의 핵심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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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