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원룸 전세 계약 꾸며 대출금만 '꿀꺽'…임대사업자 등 21명 덜미

임대인·중개사·임차인 공모…가로챈 전세대출금 14억 추산

임차인, 공인중개사와 짜고 허위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금융기관이 내준 전세보증금 대출금을 나눠 가진 일당 21명이 검거됐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 혐의를 받는 임대사업자 A(31)씨를 구속 송치한다고 20일 밝혔다.

또 A씨와 공모한 허위 임차인,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 2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22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보유한 광주 서구·남구 소재 건물 2채 내 원룸에 대해 허위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가짜 임차인이 인터넷은행에서 받은 전세대출금 6억 원을 나눠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와 연 중개소에서 모집한 가짜 임차인이 허위 전세 계약서를 토대로 정부 지원 청년전세대출상품에 신청, 대출금만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애당초 임차인은 A씨 보유 원룸에 입주할 계획이 없는데도, 가짜 계약서로 보증금 명목 대출을 받는가 하면, 보증금이 더 싼 원룸에 입주한 임차인이 A씨가 보유 중인 값비싼 원룸을 빌리는 것처럼 꾸며 대출금 차액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빼돌린 대출금은 범행을 공모한 A씨, 임차인, 공인중개사가 일정 비율로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여죄 수사를 토대로 A씨가 가로챈 대출금 규모가 1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이들이 제때 원리금을 갚지 않으면서 대출을 내준 비대면 인터넷은행이 연체·미납 피해를 떠안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은 A씨가 다른 이의 명의로 또 다른 부동산을 보유, 비슷한 범행을 했을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또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서울 일대에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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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