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 검찰소환 조사 임박…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커
민주당 '정당한 청구'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에 의견차
정성호 "정치적 의도 있는 수사, 내분 일으키려 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기존 입장을 뒤집고 "쌍방울그룹에 방북 추진 협조를 요청한 사실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현 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하면서 이 대표가 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20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방북 비용 대납과 관련해 조만간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8일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쌍방울의 대북 송금과 경기도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던 입장을 일부 번복했다.
그간 쌍방울이 2019년 북측에 전달한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를,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납한 것이라는 검찰 수사 결과에 '전혀 모르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쌍방울에 방북을 한번 추진해 달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에서도 쌍방울에 이 대표 방북 추진을 요청했고, 이 대표에게도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의 입장 선회로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압박하고 있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당에 미칠 파장이 큰 악재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돼 대응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체포특권 포기가 또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 의원들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결의했다.
하지만 '정당한 영장 청구'일 때만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실제 미묘한 온도 차는 여전하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의원총회에서 아무도 이의하지 않고 동의했다. 정당한 영장 청구의 경우라고 얘기했지만 어차피 정당성의 여부는 국회의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결정한 거다. 의원들도 거기에 동의한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결국 체포동의안은 의원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권한이고 양심"이라며 "우리 당이 이 정당한 사유가 있는 영장에 대해서는 판단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의원들이 현명하게 판단을 내릴 것이다"고 결을 달리했다.
한 중진 의원은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 바로 직후에 부결되면 또 방탄 논란이 일 수 있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가결되면 계파 간 갈등이 증폭되고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며 "이래저래 당의 위기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본회의 표결 없이 영장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 휴회기인 이달 29일∼다음 달 15일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분위기다. 정성호 의원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수사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에 대한 망신주기식 또는 여론몰이하려고 하면 회기 중에 신청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나와 구속영장(사유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여론몰이할 것이고 또 민주당에 내분을 일으키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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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