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권보호위원회 외부 위원은 현직 구의원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이 생활지도를 하던 담임교사에게 변기뚜껑을 들고 대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2시께 동구 A초등학교 5학년 B학생이 수업 중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했다.
이에 담임교사는 B학생에게 욕설을 하지말 것을 요구하며 생활지도를 했다.
하지만 B학생은 "다른 친구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고 한 뒤 담임교사에게 욕설과 소리를 지르며 담임교사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이후 B학생은 화장실에서 변기뚜껑을 들고 와 반 학생이 다 보는 앞에서 담임교사와 대치했다. B학생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발생 후 지난 20일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는 교사에게 심리상담 및 조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특별휴가 5일·공무상병가 6일) 등의 조치를 내렸다.
B학생에게는 교내봉사와 특별교육 10시간, 학생 보호자에게는 특별교육 5시간을 받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담임교사는 위원회 과정에서 "일부 외부 위원(현직 구의원)이 B학생의 입장만 지나치게 고려한 채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등 교사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반발했다.
위원회 당시 외부 위원은 담임교사에게 "B학생이 변기뚜껑으로 위협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담임교사는 왜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냐"고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담임교사는 이 사실을 대구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이 같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위원회 개최 시 외부위원의 학생 입장만 고려하는 듯한 발언과 태도에 담임됴사가 불만을 가졌고 B학생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부 위원은 "비밀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런 입장도 저런 입장도 답하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외부 위원은 "교사는 교사 나름대로의 권위로서 학생의 잘못된 문제에 대해 뭐라고 한 것이다"며 "이에 격분한 학생이 변기뚜껑을 들고와 던지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당황해서 자세한 상황은 기억이 안나지만 던진 것은 맞다고 했다. 학생은 던진 게 아니라고 주장했고 옆구리에 변기뚜껑을 차고 있다가 그냥 뒀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이 사건은 수업 중 학생이 욕설을 한 것에 대해 교사가 화가나 뭐라고 했다. 학생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교사가 화가 났던 이유는 위원이 '선생님 상처받으셨죠' 등의 질문은 하지 않고 '변기뚜껑을 던졌냐? 안던졌냐?'의 여부를 먼저 물어본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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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