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활비, 절차위반 나와…투명성 높여야"
한동훈 "투명성은 동의…다만 전 정부 얘기"
박범계, 최은순 구속 질의 중 고성 오가기도
박형수 "전 정부 4대강 사업에 오송 피해 커져"
여댱 "민주, 이화영 회유…국민 보기 부끄러워"
여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사특활비 공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구속, 문재인 정부 4대강 사업 등을 놓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법사위는 26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주요 법안 처리와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재해 감사원장,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등을 상대로 질의를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활비는 수사기관이 기밀유지가 필요한 수사활동 등에 사용하는 경비를 말한다. 소수 검찰 간부에 현금 배정되고, 용처에 대한 증빙이 의무가 아니라서 부정사용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가운데 최근 시민단체들은 정보공개 소송 관련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특수활동비 자료의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칠승 의원은 "2018년 중앙지검 특활비를 보면 하루 지출 1, 2위가 2월10일과 9월20일이다. 7100만원, 6000만원. 공교롭게도 추석과 설 명절 직전이다. 이런 문제가 기왕 밝혀졌으니 집행지침 공개하고 향후 어느 정도까지 특활비를 공개할 지 정해서 투명하게 가는 게 맞지 않나"라고지적했다.
이에 한동훈 장관은 "당시는 이명박 대통령 사건, 국정원 특활비 상납사건, 화이트리스트 사건, 국군 사이버작전사령부사건 등이 계속 되고 있어 더 집중적으로 수사가 진행될 때였다"면서도 "물론 국민세금을 쓰는 것이니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더 잘 감독하겠다"고 답했다.
박주민 의원은 "뉴스타파가 정보공개 청구했더니 업무추진비 자료 중 영수증의 경우 61%가 백지처럼 식별 안되는 상태로 카피돼서 왔다고 한다"며 "그걸 그나마 취재진과 시민단체가 분석해보니 쪼개기 결제 의혹이 나왔다"고 따졌다.
이어 "업추비 절차 위반 사항들이 보여지는 정황이 나왔으니 살펴는 봐야하지 않나. 적극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최 감사원장은 "사실관계 확인해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고 한동훈 장관은 "말씀취지나 투명성 100%, 이런 것 동의하는데 지난 정부 얘기라는 걸 지적하고 싶다. 그걸 재탕삼탕 말하는 건 정략적이라는, 타겟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구속건에 대한 질의에선 고성이 오갔다.
박범계 의원은 최은순씨 구속에 대한 판결문 내용 중 양형 이유를 읽으며 한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구속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이 사안은 사법 시스템에 따라 재판이 진행중이다. 민주당처럼 이화영 부지사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 이 재판 내내 전혀 없었다. 시스템 내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동문서답으로 답한다"며 "법무부 장관 답게 좀 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 장관은 이에 "여기(회의장) 소리 지르는데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고, 박 의원은 "장관 답변이 하도 기가 막혀서 그런다 내가 그동안 소리를 질렀나"라고 반발했다. 한 장관은 "자주 질렀다"고 응수했다.
한 장관은 "제가 여기 의원의 훈계를 들으러 온 게 아니다"라고 하자 박 의원은 "내가 왜 훈계를 하나. 개인 박범계가 아니잖소"라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반말은 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신경전을 빚었다.
권칠승 의원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 선언한 것에 대해 물었다.
권 의원은 "국책사업을 장관이 백지화하는게 법적으로 가능한가. 독자적 결단이다. 인사 책임도 각오했다고 본인이 말했다"고 했고 최재해 감사원장은 "공익감사 청구가 들어와서 절차에 따라 검토 중이다. (감사실시를) 결정한 건 아니다. 절차에 따라 보겠다"라고 답했다.
권 의원은 "조속한 감사가 필요하다. 이건 심각한 국정농단이다. 장관에게 이런 권한이 없다. 향후 국책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야당이 제기하는 검찰 특활비 문제에 반박하며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사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재판에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정점식 의원은 한동훈 장관을 향해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답변했던 것처럼 2018년 12월의 기재부 특수활동비 처리지침대로 지금 검찰의 특수활동비 집행이 다 이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백수영수증이라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영수증 원본을 보관하다 보면 잉크가 휘발되지 않나. 6~7년 지나 오래된 것들이 잉크가 휘발된 것"이라며 "그걸 지금 상황에서 추정해서 가필해 제출하면 더 문제 아니겠나. 저희가 보관하는 그대로 그 내용을 보여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2017년 9월 이후 지침이 개정되고 난 이후에는 자료가 모두 남아 있다는 취지"라며 "추 장관이 대검 감찰본부의 특활비 지출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게 2020년 11월이었고 당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감찰 결과를 대검에서 법무부로 보고했다"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그렇다"며 "그래서 결국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에 특활비 내용이 들어가질 않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고리로 야당을 향해 공세도 이어갔다.
박형수 의원은 4대강 보 해체로 인해 오송 지하차도 침수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하며 "산업부가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때 월성원전 조기폐쇄를 위해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것과 상황이 똑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정권에서 4대강의 보 해체와 관련된 치수 사업이 과연 적정했는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있다"며 "4대강의 재자연화가 문재인 정권 공약이었고 이것이 국정과제였기 때문에 보 해체를 이렇게 결정해놓고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화영 전 부지사를 회유하고 있다며 "국민 보기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 이화영 전 부지사를 찾아가 당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당이 나서서 특정인의 진술에 대해 변경을 시도하는 이런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은밀하지도 않고 너무나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과연 왜 이렇게까지 당이 국민의 시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일을 벌이는지 의문"이라며 "짧은 시간에 측근이 접근하고 열심히 항의하고 연좌 농성까지 하고 게다가 많은 의원들이 줄지어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접견을 신청하고, 국민들 보기에 너무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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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