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불황형 흑자' 벗어날까…반도체·글로벌 요인 주목

6월 흑자전환 성공했지만…이달 다시 적자
이창양 "1%대 성장…9월 이후 흑자 전망"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불황형 흑자'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 수출 실적은 이보다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무역수지는 14억 달러(약 1조782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초부터 누적 278억 달러 적자다.



지난 6월 무역수지는 16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무역수지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데다, 불황형 흑자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2분기 성장률을 이끈 것은 순수출(수출-수입)이지만 문제는 불황형 흑자라고 진단했다. 수출이 -1.8%를 기록한 가운데 수입이 -4.2%로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든 거시경제 항목이 부진한 불황형 흑자"라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불황형 흑자란 지적을 부인하며 하반기 개선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개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황형 흑자의 공식적인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경제가 불황일 때 흑자를 말한다"며 "2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마이너스일 때를 말하는데 현재 우리 경제는 1%대 높은 성장률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아직은 마이너스이지만 계속 줄면서 최소화하는 추세"라며 "올해 하반기 중순쯤 가면 중국과 반도체 업권 모두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연말쯤 호전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가 될 것 같다. 무역수지는 9월 이후부터 계속 흑자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무역수지 관련 전문가 전망은 분분하다. 하반기에도 불황형 흑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부터,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의견까지 공존한다.

성 교수는 "현재 뚜렷한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흑자로 개선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기 보다 원유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에 의한 불황형 흑자라고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요인이 변수란 분석도 나온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 특성상 환율과 수입 원자재 가격, 세계경제 동향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환율은 다음달부터 윤곽이 잡힐테고 원자재 가격도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도 하반기에는 더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께 수출 여건은 상반기보다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수출이 상반기보다 증가할 요인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하반기 중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 시점이 3분기인지 4분기인지 언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며 "반도체 수출이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반등하는 중이고 중국의 부양 효과가 나타난다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2차전지와 자동차 수출이 꾸준히 좋을 테고 조선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가 계속되는 만큼 수출 개선 요인이 있다"며 "지난해에 호실적을 보이던 석유 부문은 올해 꺾였지만 추가로 꺾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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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