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사과로 '혁신위 리스크' 일단락? 민주 "신뢰 회복해야"

김은경 사과에도 민주 내 혁신위 회의론 여전해
일부 의원 "혁신위원장이 민주당에 해 끼쳐" 비판
대의원제, 공천룰 등 혁신안도 당내 분란 예상돼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으로 결국 사과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에도 혁신위가 쇄신 동력을 되찾을 수 있겠느냐는 당내 회의론이 여전하다. 혁신위가 향후 대의원제, '공천룰' 등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쇄신안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혁신위를 둘러싼 당내 분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에서 최근 논란이 된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선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일대일로 표결해야 하냐는 것"이냐는 아들의 말을 두고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소개해 논란을 빚었다.

혁신위와 당 지도부는 김 위원장의 사과로 혁신위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혁신위는 과거에도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 사태 학력저하 학생들에 빗대거나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하는 등 설화가 불거진 바 있다. 이번 사과로 그간 논란들을 매듭짓고 향후 활동들을 통해 혁신에 동력을 얻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사과의 뜻을 밝히며 "혁신위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답해 향후 활동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이에 호응하며 "김 위원장이 직접 사과했으니 당내에선 논란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해체론'까지 제기된 혁신위가 한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위원장의 사과로 위상이 떨어진 혁신위에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한 초선 의원은 "혁신위가 민주당에 도움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혁신위원장이 사과를 했다고 해도 본인부터 민주당에 '데미지'를 줬는데 더이상 어떻게 혁신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의원들 대다수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위가 앞으로 내놓을 쇄신안들이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혁신위가 '현역 의원의 기득권 타파' 등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던 만큼 향후 공천룰, 대의원제 등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혁신위는 쇄신안 마련을 위해 지난 2일부터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공천 기준의 중요도, 전당대회 후보 선출 기준 등을 문항에 포함시켰다. 한 의원은 "총선 앞두고 혁신위가 그런 안들을 안 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혁신위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혁신위가 국민의 공감을 사는 쇄신안을 마련하게 된다면 민주당 신뢰 회복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혁신위가 민주당의 불신 요소를 해결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심을 많이 하고 있고 실제 의견도 많이 듣고 있다"며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단합도 유지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혁신위가 숙제를 해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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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