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도내 '묻지마 폭행'땐 침묵…수도권 잇따르니 총력

제주 올해 묻지마 폭행·위협 7건…예방책 없이 '가만'
제주경찰청장, 신림·서현역 발생에 "총력 대응" 당부
"묻지마 예측 어려워…다중운집장소 범죄 예방 취지"

 제주경찰청이 별다른 이유 없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인 이른바 '묻지마'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지만 '뒤늦은 보여주기 식'으로 비쳐지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4일 오전 청사에서 산하 3개(서부·동부·서귀포) 경찰서장 등과 함께 '서현역 사건 관련 제주경찰청 총력대응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상률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범죄 취약지 및 다중밀집장소에 대해 취약시간대 형사기동순찰 강화, 자율방범대 합동순찰 등 사전 범죄예방 활동을 당부했다.

제주경찰청은 이상 동기 또는 흉기 범죄 발생 시 가용 가능한 형사를 총력 투입하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SNS 등을 통한 살인예고 게시글 등을 모니터링하는 전담반을 편성해 신속한 IP추적 등으로 사회적 불안감을 신속히 해소하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제주에서는 수차례 '묻지마' 범죄가 발생했다. 실제 지난달 9일부터 16일까지 30대 남성이 네 차례에 걸쳐 70~80대 노인과 관광객을 폭행하는가 하면 지난 5월19일엔 서귀포시에서 한 남성이 흉기로 처음 본 행인을 '찌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4월 12일에는 흉기와 둔기를 든 남성이 일면식 없던 사람에게 다가가 협박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보다 앞선 1월 31일에는 번화가인 제주시청 인근에서 20대 남성이 버스킹을 관람하던 행인을 돌로 치고 도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주에서 '묻지마' 범행이 속출했지만 제주경찰청은 이를 예방하거나 대응에 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서울 신림역·경기 분당 서현역 등 수도권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자 대책 회의를 연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부터 묻지마 범죄를 '이상 동기' 범죄로 규정, 범행 분석 및 통계 수집, 대응책 마련 등에 나서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상 동기 범죄 자체가 예측 가능성이 어렵다"며 "제주 지역 이상 동기 범죄는 인파가 한산한 곳에서도 발생했고, 일부 피의자들의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이은 다중운집장소에서 이상 동기 범죄가 발생했고, 이에 따른 모방 범죄 발생 가능성도 상존해 있는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만이라도 경력을 투입해 유사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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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