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보좌관 A씨 징역 6월, 집유 2년
박 시장 "시민에 심려끼쳐 송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상돈 천안시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천안시 정무보좌관 A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시장과 이들은 지난해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 준비 당시, 2가지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와 선거 홍보물에 공적을 위한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다.
재판부는 박 시장은 이번 혐의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공무원의 신분으로 선거 업무를 총괄한 정무보좌관 A씨의 책임이 크다고 봤다.
박시장의 혐의에 관해 재판부는 "선거 공보물 등의 제작 과정에 관여했다는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수치의 삭제를 요구하는 구체적 기록도 찾기 어려워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의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자료가 일반에 공개돼 있더라도 자료 접근이 용이한 위치에 있는 공무원이 이용할 경우 공무원 지위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공무원 신분으로 자료를 수집해 전달하고, 공약 정리 등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치러진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상돈 후보를 보좌하며 당선에 힘써왔다. 선거가 끝난 뒤 천안시 6급 공무원으로 임용됐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의 선거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박 시장의 재선 후에 5급 정책보좌관으로 다시 임용된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허위사실에 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방선거 당시 박 시장의 선거공보물에는 ‘천안시 고용률이 전국 2위, 실업률 전국 최저’로 기재됐었다. 인구 50만 이상 지차제를 대상으로 한 수치였지만 기준이 누락되면서 마치 228개 자치단체 중 순위를 나타낸 것처럼 표기됐다.
재판부는 “정무보좌관 A씨가 다른 직원에게 수치가 맞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한 점을 미뤄보았을 때 잘못된 사실을 고의로 인식하고 삽입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이 주장해온 ‘압수수색 과정의 위법성’은 대다수 용인되지 않았다. 그간 변호인단은 검찰 측이 A씨와 선거 캠프관계자 B씨 등의 데스크탑과 휴대전화 자료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기소 내용과 무관한 정보를 취했다고 피력해왔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관은 압수수색은 선별 기간을 설정하고 피의자에 대한 질문 등을 통해 정보를 제한하고자 노력했다“며 “당시 피고인도 별다른 이의제기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을 포함한 피고인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날까지 총 13차례 재판을 받아왔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재판을 마친 뒤 "천안시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천안시정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