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열흘 만에 30억弗 무역적자…하반기 경기 힘들까

8월 1~10일 수출 132억불·수입은 162억불
수출 지속 감소…"연말까지 전망 어둡다"

 최근 월 무역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불황형 흑자'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달 들어 열흘만에 30억1000만 달러(약 3조9875억원)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플러스' 전환 요인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하반기 우리 수출 회복세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132억1800만 달러(17조487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했다. 수입은 162억3200만 달러(21조4912억원)로 같은 기간 30.5%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0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7월 월간 기준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3000만 달러(2조823억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수출은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품목별로는 승용차(27.2%), 선박(182.8%)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감소했다. 반도체가 18.1% 감소했고 석유제품도 37.8%나 줄었다. 철강은 22.4%, 가전제품은 18.8% 감소 등이다.

국가별로는 중국(-25.9%)의 부진이 이어졌고, 미국도 0.8% 감소했다. 유럽연합(EU)는 22.7% 줄었고 일본도 10.4% 떨어졌다.

수입 역시 줄었다. 원유(-45.9%), 가스(-57.1%), 석탄(-46.4%) 등 에너지 부문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반도체제조장비, 정밀기기 등도 20% 대 하락했고 승용차가 41.8% 정도 하락하면서 모든 품목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정부는 낙관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현재 우리 경제가 증가하는 상황이고 6월을 기준으로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저점을 지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산업부는 여전히 오는 4분기(10~12월) 월별 기준 '수출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최근 무역실적에서 보였던 흑자는 성장 형태의 흑자가 아닌 수출 감소에 더 큰 폭의 수입 감소가 가져온 흑자라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라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문제는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세계 경제는 회복세로 접어들어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 수출이 계속 줄어든다는 것은 수출경쟁력이 중국 등에 비해 많이 약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수출 부진을 전환할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연내 수출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목소리를 모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자동차 등은 연초부터 잘 나갔던 것으로, 나머지 품목은 그다지 아직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중국 수출은 (앞으로도)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인데 대체 시장 확보가 바로 가능하진 않다"며 "연말까지는 그대로 수출 전망이 어둡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솔직히 현재 반도체를 놓고 볼 때는 (수출 플러스) 전환이 될만한 요인들이 잘 안 보인다"며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회복될 수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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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