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공공분양 주택 착공실적 1713가구뿐
공공분양 분양·인허가 실적도 전년동기比 급감
LH 전관업체 배제 방침으로 공공분양 더 밀릴듯
7월31일 이후 계약 11건 취소·진행 22건 공고취소
이한준 "미뤄진 사업 당겨 공급물량 차질 없도록"
올해 상반기 공공분양 주택 착공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급감한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분양 50만가구 공급계획'에 급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LH는 공급계획에는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LH 전관업체가 포함된 설계·감리 용역 계약을 전면 취소하고 재공모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일정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공공분양 주택 착공 실적은 1713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동기(6362가구)에 비하면 73%가량 감소한 수치다.
심지어 지자체 물량을 뺀 LH 발주 물량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LH 발주 물량이 2587가구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누적 집계된 전국 공공분양 인허가 실적도 5257가구로, 전년 동기(6659가구) 대비 21% 감소했다.
분양 실적도 사전청약을 제외하면 지난 7월 688가구 규모의 경기 화성 태안3지구를 분양한 것이 전부다. 정부는 올 하반기 서울·경기 등 9개 지구에서 4257가구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난해 실적(약 2만가구)과 비교하면 이 역시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최근 LH의 철근누락 사태로 정부가 LH 전관업체에 대한 전면 사업 배제에 나서면서 공공분양 일정은 더 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H는 지난 20일 철근누락 전수조사 결과 발표(7월31일) 이후 계약이 완료된 LH 전관업체 참여 설계공모 10건과 감리용역 1건(총 648억원 규모)의 심사·선정을 취소했다.
또 아직 낙찰자가 선정되지 않은 총 892억원 규모의 용역 22건(설계공모 11건·감리용역 12건)도 '발주부서(LH)의 불가피한 사유'를 들어 공고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LH 전관업체에 대한 계약 취소 건수는 추가 사실여부 확인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LH에 따르면 이미 계약이 완료됐던 총 11건의 용역이 백지화되면서 주택공급 일정이 밀린 가구수는 약 2800가구 규모다. 게다가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던 다른 사업들도 LH 전관업체를 배제하고 다시 공모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 정부의 공급계획은 더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0월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가구 공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5년(2023~2027년) 동안 청년층에 34만가구, 무주택 중·장년층에 16만가구 등 총 50만가구의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LH는 이러한 정부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5년간 공공분양 주택 약 31만6000가구(63%)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철근누락 사태 등으로 LH의 발주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이 같은 계획을 기간 내에 실행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대한건축학회장)는 "전관 카르텔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지만 이 문제가 전관 카르텔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LH에 (해체 등) 대변화가 생긴다면 장기적으로 공공주택 등의 수급을 어떻게 해나갈지 생각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지금 단계에서는 (해체가) 해법은 아니다. 문제는 불공정 하도급이기에 이 문제를 분명하게 짚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한준 LH 사장은 "현재 심사·선정이 취소된 11개 사업으로 인해 나오는 물량이 2800가구 정도 되는데 공공주택 50만가구 공급일정 차질과 관련해 미뤄진 사업을 당겨서 전체적으로 공급 물량에 차질이 없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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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