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취소소송 제소기간, '이의신청 결과' 통지 받은 날 시작"

경실련, LH 상대 '정보공개 거부' 취소 소송 제기
2심 "'최초 거부 처분'으로부터 90일 지나" 각하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를 통지받고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제소기간은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를 통지 받은 날부터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각하 결정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경실련은 지난 2019년 4월17일 LH를 상대로 동탄2, 화성동탄2, 미사, 판교, 제주서귀포혁신도시, 광교 등 12개 단지의 설계내역서, 도급내역서, 하도급내역서, 원하도급대비표 등 분양원가 관련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LH는 "경영·영업상 비밀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고, 감독·검사·입찰계획 사항이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거부 처분에 불복한 경실련은 2019년 4월 이의를 신청했지만 LH는 각하 처분했다. 이에 경실련은 2019년 7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 사건 정보가 정보공개법에서 비공개 정보 대상으로 규정하는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경실련이 신청한 정보 중 도급내역서 등 일부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원고가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하는 LH의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지도 않고 취소소송을 제기하지도 않았다"며 "이 경우 그 후 제기된 취소소송은 제소기간을 경과한 것으로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취소소송은 그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실련은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LH의 처분을 2019년 4월22일에 송달받았다. 이에 LH 측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5월2일 이의신청 각하 결정을 받았다. 경실련이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로부터 96일이 경과한 7월26일에야 취소소송을 제기했다는 게 2심의 판단이다. 2심은 '90일 이내' 계산의 시작점을 5월2일이 아닌 4월22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취소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는 제소기간을 '이의신청 결과'를 통지 받은 5월2일부터 기산한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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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