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대산 공장에서 유해 물질인 페놀 수백만톤을 대기 중으로 불법 배출한 혐의를 받는 현대오일뱅크와 서산시민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산시의회 환경오염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한석화)는 30일 오후 현대오일뱅크를 방문 이 회사 주영민 대표를 직접 만나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이날 서산시의회는 한석화 위원장을 포함 최동묵, 강문수, 문수기, 안효돈, 이경화, 조동식 의원 등 7명이 공장을 찾았다.

이 자리는 시의회가 지난주 현대오일뱅크에 공문을 보내 주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해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주 대표는 면담에 불참했고, 현대오일뱅크 측은 애초 계획된 언론의 출입을 막았다.

사측에서는 현대오일뱅크 고영규, 현대케미칼 정임주, 현대오씨아이 이동률 공장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이날 서산시의회 환경오염대책특별위원회 의원 7명은 오후 2시께 현대오일뱅크 서산공장을 방문했으나 50분 만에 나왔다.

면담을 마치고 현대오일뱅크 앞에서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한 위원장은 “18만 서산 시민들에게 이들은 진정으로 사과할 뜻이 없어 보인다”며 “심지어 참석한 공장장 중 한명은 ‘직원들도 서산 시민인데 우리가 무슨 죄인입니까’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그들이 검찰에서 ‘대기 환경법’이 아닌 ‘물 환경법’ 위반으로 기소했는데, 수증기로 야기된 부분이기 때문에, 기소 자체가 잘못됐고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결국 이들의 이런 말은 물로 하건, 대기 또는 수증기이든 위반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며 “간담회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 대표 불참에 대해 “대표 자신이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공장장들이 설명할 수 있어 참석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결국 참석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행동으로 서산시의회와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행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 공익제보로 촉발된 사건에 현대오일뱅크는 1년이 넘도록 시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단 한마디 말도 없었다”며 “오염물질 배출은 없었고 물 부족 해소를 위한 재활용 했다는 구차한 변명과 반박성 기사로 여론몰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는 등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기망행위로 일관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치밀하고 은밀하게 불법을 자행한 현대오일뱅크의 형태에 지역사회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 한 위원장은 “조만간 세종시에 있는 환경부를 찾아 현대오일뱅크 사태와 관련된 내용을 가지고 장관 면담과 항의 시위를 할 예정이다”며 “9월 중순 서산, 태안, 당진 주민과 피해 상황이 있는지 간담회를 열고 그 이후에도 회사 측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공장 앞에서 ‘단식’ 시위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의정부지방검찰청 환경범죄 합동전문수사팀은 지난 11일 현대오일뱅크의 폐수 불법 배출 혐의로 법인과 전 대표이사 등 7명을 ‘물환경보전법위반죄’로 기소했다.

검찰은 현대오일뱅크가 법적 페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오염 폐수를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공업용수 재이용’이라는 명목으로 자회사인 현대오씨아이 등으로 불법 배출하거나 현대오일뱅크 가스세정시설의 냉각수로 사용해 대기 중으로 불법 배출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