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유통 물량 대비 150%를 가지고 있으면 천일염 매점매석이 의심된다고 봅니다."

30일 오전 전남 영암군 한 소금 유통 업체.

수산물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현장 점검을 나온 해양수산부 직원들은 창고 곳곳에 쌓여있는 천일염 포대들을 바라보며 이력을 조사했다.

이곳 업체가 보관하고 있는 소금의 양은 국내산 천일염과 수입산 정제염을 모두 포함해 약 15만t.

이중 20㎏들이 천일염 포대들은 플라스틱 화물 운반대에 켜켜이 쌓인 채 먼지를 맞고 있다. 생산년도는 15년 전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양하다.

직원들은 천일염 포대마다 붙여진 QR코드를 통해 유통 이력을 확인하고 이곳 관계자에게 출처를 캐물었다.

이곳 관계자는 소금 유통 과정에서의 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 지역 A유통 업체가 20㎏들이 천일염 7000여 포대(14만여t)를 맡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A업체 등 총 7곳이 천일염 등 소금을 맡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수부는 이곳 창고에 가장 많은 물량을 맡긴 A업체의 지난해 천일염 유통량을 조사할 방침이다.

전년도 유통량 대비 150%를 확보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매점매석이 의심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해수부는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 등으로 천일염 가격이 폭등하고 시장 유통량이 줄었다는 내용, 수입산 포대갈이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이날 현장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천일염의 실제 시장 유통량이 유통 업체 보유량 대비 현저히 적을 경우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선다.

다만 매점매석 단속을 시작한다는 정부 차원 고지가 없어 현재까지는 의심 업체마다 천일염 유통에 협조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해수부의 현장 점검에 소금 유통 업자들은 천일염 직거래가 원활해 유통업체로 들어오는 물량이 줄어든데다, 현지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매점매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20㎏들이 한 포의 현지 가격이 2만4000원 선에서 책정된 현재 상황에 운송비와 물류비 등을 모두 합쳐 창고로 들어올 때의 가격은 2만9000원으로 뛰어오른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소매 업체로 판매할 경우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어 포대당 500~1000원대 마진밖에 남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소금 유통업 관계자는 "가격 변동과 관계 없이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때문에 어쩔수 없이 소금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매점매석은 현재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해수부 관계자는 "파악된 천일염 유통 현장의 동향과 상황을 토대로 구체적인 조치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