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반기 환율변동성 주요국 중 日 다음으로 높아
환율리스크 대응 외평기금 정부 재정 전용 가능성
홍성국 "우리 외환시장 대외신인도 부담으로 작용"
정부가 역대급 세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투입하면 환율 리스크에 취약한 국내 외환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재정부담이 중앙은행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1분기 0.54%, 2분기 0.43%로 확인됐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주요 7개국(G7)과 아시아 9개 신흥국 등 16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G7 평균값인 0.45%(1분기), 0.35%(2분기)를 상회했다.
변동성 리스크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을 보인 신흥국과는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 평균 환율변동성은 0.32%(1분기), 0.23%(2분기)였다.
한국보다 환율변동성이 큰 국가는 일본(1분기 0.58%, 2분기 0.45%)이 유일하다. 일본은 전 세계 주요국과 달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완화적 기조를 유지했다.
홍성국 의원은 "고금리 상황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한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이 환율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이 환율 리스크에 취약한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외환시장이 급변할 때 대응하고자 쌓아둔 외평기금이 중앙정부 재정 부담 완화에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7월까지 국세수입은 1년전보다 43조4000억원 덜 걷혔다. 세수 진도율도 54.3%에 그쳐 전년보다 세수가 걷히는 속도도 매우 늦다. 8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세금을 걷는다고 가정해도 올해 세입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 가까이 부족한 상황이다. 향후 세수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50조원이 넘는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이 같은 역대급 세수 결손 우려에도 정부는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없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자기금은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 총괄 계정으로, 여유 재원이 있는 외평기금 등을 공자기금으로 보내 이를 일반회계로 넘겨 세수 부족분 일부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외평기금은 환율 등락에 대비해 외화와 원화를 기금 형태로 보유한 것으로, 해당 기금을 정부 재정으로 전용하면 외환시장 변동성 대응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
홍 의원은 "세수 결손을 메꾸기 위해 외평기금을 활용하는 것은 우리 외환시장의 대외신인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중앙은행은 대외 변수로도 모자라 정부의 세수 결손 등 재정 문제까지 짊어진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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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