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중국 총리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책임 다하라"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한-중 회담 성사
윤 "북한 문제 한중관계 걸림돌 안되길"
"북핵 문제 악화시 한미일 공조 강화"
관계 회복 의지 전하면서도 우회 압박
윤, 한일중 정상회의 연내 한국 개최 제안
리창, 한중일엔 호응…북핵 문제엔 경청
리창 "적절한 시기에 한중일 개최 지지"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리창 중국 총리에 "중국이 성실하게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 북한 문제가 한중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 한중관계 회복 의지를 중국 측에 전하면서 그 지렛대가 될 한중일 정상회의를 연내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이에 리창 총리는 "한중관계는 발전해야 한다. 한일중 정상회의의 적절한 시기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한-중 회담을 가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한-중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리창 총리와 북한 문제, 한중 관계,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양측의 발언과 이번 회담의 의미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핵 문제가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그만큼 강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중국이 이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2인자 면전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려면 중국이 국제법을 지키고 북핵 저지에 동참하는게 우선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미일 공조'를 언급하면서 "북핵은 우리에게는 실존의 문제"라고 했는데, 이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의 당위성을 강조한 동시에 우회적으로 중국을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북핵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리창 총리는 특별한 언급 없이 경청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리창 총리는 캠프 데이비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관계 회복과 관련해 "한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최대한 이른 시일내 한국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했다.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선 중국측은 호응을 해왔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김 차장은 "한중관계는 문제가 존재할지라도, 빈번하게 자주 만나 교류하고 대화하면서 빈번하게 자주 만나 교류하고 대화하며 풀어갈 수있다는게 대통령의 입장"이라면서 "리창 총리도 이에 전적으로 호응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 경제관계에 대해선 "한-중은 공히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그 전제가 되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경제, 그리고 세계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함께 성장을 일궈온 중국과 한국이 다자주의 속에서 국제사회의 경제관계 규범과 틀을 성실하게 지켜나가며 거래한다면 양자 관계가 아무런 문제 없이 예측가능성 있는 투자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 최고 책임자인 리창 총리에 "총리께서 한국기업과 활발히 교류하며 한중 기업간 교류, 경제교류에 애착을 갖고 있는걸 높게 평가한다"며 "시장 개방성을 중시하면서 한중 교류협력에 많이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리창 총리는 이날 회담을 시작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안부를 전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발리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 계기의 한중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앞으로 고위급에서 한중교류가 이어지길 희망하고, 특히 시 주석께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화답했다.

리창 총리는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먼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같이 협력하고 잘 지낸다면 훨씬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관계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한중 교역이 3600억불을 돌파했고 한국은 중국의 제2위 교역 파트너국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린·우호 원칙을 견지하며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그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해 나가며 상호 관심사에 대해 배려하며 서로의 원숙한 신뢰관계를 좀더 돈독히 하자"고 제안했다.

김 차장은 이날 리창 총리의 발언에 대해 "중국의 총리 역할은 보통 경제, 사회, 문화에 국한되지만 이날 리창 총리는 한중 양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자고 제안해왔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무기거래를 위한 북러 정상회담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회담은 51분가량 진행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다자회의 계기의 양자회담 중 최장 시간이다. 윤 대통령 취임후 한중회담은 지난해 11월 한중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한중간 회담이 1년 만에 열린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중요하고, 한미일 정상회의(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이어 곧바로 한중간 회담이 이뤄졌다는 점, 특히 중국과 일본은 회담을 성사하지 못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외교력이 발휘됐다는데 의의가 있다는게 대통령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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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