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 단체 "홍범도 장군 지우기는 민족사 역행"

고려인마을 홍범도 공원서 "독립영웅 흉상 철거 중단하라"

광주 시민 단체들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계획 백지화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에 나섰다.



홍범도공원조성추진위원회 등 광주 지역 6개 시민 단체와 더불어민주당 광산갑 지역위원회는 8일 오전 광산구 월곡동 홍범도 공원(다모아어린이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정부는 헌법에 명시된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들은 "독립전쟁 역사를 뒤집으려는 (정부의) 시도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며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철거하고 기념관으로 옮기라는 지시는 누구의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 임시정부의 군제가 국군의 역사"라며 "홍범도 흉상 철거를 강행한다는 것은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홍범도 흉상 철거는 고려인 동포들의 상처로 이어진다며 철거 반대 명분을 보탰다.

이들은 "윤 정부는 해묵은 이념 논쟁에 치우쳐 민족을 위해 독립운동에 힘쓴 홍범도를 공산주의자로 매도해 한국과 카자흐스탄 관계의 중심축에 선 고려인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며 "홍범도의 소련군 가담 전력이 문제라면 앞서 소련 영토에서 살아온 고려인들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홍범도의 주요 기반은 조선인들이 당시 많이 이주했던 연해주다. 안중근 의사도 연해주를 기반으로 활동했는데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안 의사도 공산주의자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정부는 일제 당시 자발적으로 만주군관간부교육을 받고 일제의 장교가 돼 간도특설대로서 독립군을 토벌하러 다닌 백선엽의 흉상을 세우려 한다. 민족을 배반하고 독립군을 토벌한 백선엽의 경력은 전혀 문제가 없는것인가"라며 "(윤 정부는) 남북 분단을 악용해 이념 갈등을 조장, 독립 선열들을 모욕하는 망국적 행위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홍범도 흉상 철거 계획 백지화를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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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