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친모 또 임신 중...친부 "접견서 알아"

재판서 친부 증인신문...변호인은 친부의 무관심 거듭 지적

경기 수원시에서 낳은 지 만 하루가 지난 영아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친모가 현재도 임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사체은닉 등 혐의 재판에서 변호인은 증인으로 나온 A씨의 남편 B씨에게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변호인은 이날 B씨에게 "피고인이 지금도 임신 15주인 상태라고 한다. 이를 아느냐"고 물었고, B씨는 "접견해서 들었다"고 답했다.

A씨가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이후에도 재차 임신한 것이다. 임신 차수로 보면 범행이 발각되기 이전 임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변호인은 이후에도 질문을 통해 B씨가 A씨에게 거듭 무관심했던 점을 지적했다. B씨의 무관심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A씨가 산후우울증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변호인은 이어 "피고인은 세 차례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아 브이백(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을 하는 것)을 하는 게 위험함에도 2018년과 2019년 모두 브이백으로 아이를 낳았다. 이걸 알았느냐"고 물었고, B씨는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렇게 위험한 분만 방법을 택한 이유는 제왕절개 수술을 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반드시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증인에게 알려야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는데 이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들었다"고 했다.

B씨는 그러면서 "한 가족, 가장인데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아이도 있고, 엄마도 지켜주지 못했고 가장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거에 대한 죄책감이 있다"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A씨를 극단으로 몰고 간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A씨와 B씨가 범행 직전까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이를 반박했다.

검찰이 공개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전, 후로 B씨와 '영화를 보고 있다' 등 평범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검찰이 이와 관련 "피고인의 대화 모습이나 태도에 비추어 평소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냐"고 묻자 B씨는 "못느꼈다"고 답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2일 진행된다.

한편,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두 차례 아이를 출산한 뒤 경기 수원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 냉장고에 시신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 11월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하루 뒤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이미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던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또다시 임신하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A씨를 영아살해죄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영아살해죄는 직계존속이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에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