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기술 中 유출 협력사 직원…1심 징역1년

SK하이닉스서 핵심기술 취득해 국외 유출
1심 "공정한 경쟁질서 위협하는 행위"
부사장은 실형, 나머지는 징역형 집유 등
사양 정보 알려준 일부 혐의는 무죄 판단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국가 핵심기술과 삼성전자 계열사의 첨단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사 임원 등이 1심에서 실형 및 징역형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부장판사 지귀연·박정길·박정제)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사 신모(59)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또 A사 상무 등 고위직 임원 두 명에게는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형, 무죄 등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A사에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이란 법인의 대표자 등이 법 위반 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를 벌하는 것 외에 법인에도 벌금형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국가 핵심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범행은 상당히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며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의 감수성이나 위법성 인식이 상당히 약했던 것으로 보이고 일반 산업 스파이가 (기술을) 해외 유출하는 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부분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재판부는 핵심 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주요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반도체 세정장비 사양 정보 등을 알려준 일부 혐의에 대해선 비밀 유지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관련 국가핵심기술, 첨단기술 및 영업비밀 등을 중국 반도체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출된 기술은 HKMG(High-K Metal Gate) 반도체 제조 기술, 반도체 세정 레시피 정보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0나노급 D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이라고 한다. 직원들은 SK하이닉스와의 협력 과정에서 해당 기술을 취득해 중국 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았다.

당초 검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 자회사인 반도체 장비업체의 세정장비 관련 첨단 기술을 불법 취득해 중국 수출용 반도체 세정장비 개발에 사용한 혐의로 따로 기소된 직원 등은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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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