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가 제주삼다수를 유통하거나 적재할 때 묶음 사이에 끼워 넣는 종이인 '파레트간지' 공급 업체를 선정하면서 특정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홍 제주도의원은 13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20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개발공사가 2019년까지 국내산 종이를 사용하다가 2020년부터 수입산 펄프지로 변경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현 의원은 "어떤 이유나 설명도 없이 갑자기 2020년부터 수입지로 바뀐다"면서 "또 기존에 없던 조건들을 걸면서 특정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 의원이 공개한 '물품구매사양서'를 보면, 2019년과 달리 2020년에는 '휨(Warp)' 기준이 추가됐고, '원지 배합 및 평량'의 구체적인 규격도 달라졌다.

현 의원은 또 "더 재밌는 것은 특정 업체가 반복해서 (입찰에) 나온다는 것이다. 입찰을 한 업체에 몰아주는 것처럼 보여지는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법적 수사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 부분에 대해 체크하겠다. 감사위원장도 이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 의원에 따르면 원가는 폐지를 재활용한 국내산 원지가 수입산보다 더 저렴하다. 수입산 펄프지의 경우 나무를 베서 만들기 때문에 환경적 차원에서도 국내산 원지가 이점을 갖는다.

현 의원은 "수입산 펄프지의 경우 고급스러운 박스 등을 만들 때 사용한다"며 "국내 대기업이나 먹는 샘물을 제조하는 다른 기업에도 샘플을 보내봤는데, 그쪽에선 왜 개발공사가 이렇게 고급스러운 종이를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