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새국면'…'어장 회수' 등 놓고 갈등 첨예

'어장 상실 위기' 해남 어민들 생계 막막 호소
진도 어민 "2030년 어장 조건없는 회수" 요구

 전국 최대 김 양식장인 마로(만호) 해역을 둘러싼 전남 진도와 해남의 40년 어업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법적 소송이 지난해 말 진도군의 승소로 일단락됐으나 어장 회수 등 후속 조치를 두고 진도와 해남지역 어민들의 갈등이 첨예하다.

전남 해남군 어란마을 주민 600여 명은 18일 오후 진도군 실내체육관 앞에서 마로해역의 어업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실내체육관에서는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참석하는 진도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도민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마로해역의 어업권 상실위기에 놓인 어민들은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시위했다.

유진규 마로해역 대책위 총무는 "도지사에게는 어민들의 생존권 보호를, 진도지역 어민들에게는 1994년 합의서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해남지역 어민들은 진도어민들과 해남어민들이 당시 마로해역 김양식 어장 3072㏊ 중 상단부는 진도, 하단부는 해남에서 양식토록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총무는 "진도수협과 합의가 지연되면서 김 채묘시기는 놓쳐 올 양식은 포기한 상태"라며 "김 양식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마로해역은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에 사이에 있다. 바다경계선을 기준으로 진도수역 80%, 해남수역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해남어민들이 1982년부터 김 양식시설을 설치해 사용했으나 진도어민들이 자신들의 해상이라고 주장하며 갈등이 시작됐으며, 소송으로 비화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해남어민 174명이 제기한 '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관련 행사계약 절차 이행 및 어장 인도소송' 상고를 기각했다.

진도군은 해남군이 제기한 헌법재판소의 '마로해역 해상경계 권한쟁의심판'이 각하된데 이어 어업권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어장 회수를 위한 입지를 확고히 했다.

하지만 40여 년간 일궈온 삶의 터전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 해남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의 중재안마저 어장 반환시점과 상생협력금 등을 두고 진도지역 어민들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첨예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장 반환의 경우 전남도는 "올해 면허지의 10%를 반환하고, 나머지는 90% 2030년 협상 후 결정할 것"을 제안한 반면 진도어민들은 '나머지 90%의 조건 없는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가 중재안을 미이행 할 경우 단속강화와 어장감축 등을 제시하면서 진도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진도어민들은 19일 진도군청 앞에서 이같은 전남도의 압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마로해역 어업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남.영암 / 황금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