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압수수색 등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구경찰청 정보관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5형사단독(부장판사 정진우)은 19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구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과 소속 정보관 A경위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구형에 앞서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자신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며 "통화 사실 자체는 명백하고 피고인이 누설한 내용들은 모두 실제 수사 진행 상황에 정확하게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경찰 공무원으로서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 정보를 수사 대상자에게 누설해 범행이 중대한 점, 범죄 정보 수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한 점,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다면 엄벌의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후 변론에서 변호인은 "여러 개의 녹취 중 발췌해 공소장이 작성됐다.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며 "압수수색 이야기는 이미 다 돌고 있었으며 노조 관계자도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도 인정하라고 했지만 아무리 설득해도 피고인 본인은 누구에게서 들은 적이 있어야 그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며 "실제로 그런 일이 없다는 것이다. 묘하게 맞아가는 것도 있지만 맞지 않는 것도 있다. 다시 한번 기록과 내용 검토해 피고인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판결해 달라"고 했다.
최후 진술에서 A씨는 "이 자리에 서 있는 자체가 너무 참담하다"며 "구속 이후 어린 세 자녀가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하루빨리 가족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했다.
A씨는 건설 현장 불법행위 수사 관련 압수수색 절차 개시, 수사 대상자, 수사대상 범죄행위, 피해자의 숫자 등의 정보를 알려줘 경찰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비밀인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범죄수사계는 단속 계획 및 범죄 첩보에 따라 건설현장 불법행위 사건 수사를 진행했다. 올해 3월13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산노조) 대구·경북본부 본부장 등의 사건과 관련해 조합사무실 등의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A씨는 2023년 3월13일 강력범죄수사계가 압수수색을 진행할 계획이고 건산노조 대구·경북본부장도 수사 대상자에 포함되며 그 밖의 수사 대상과 피해 업체의 숫자를 알게 되자 이를 누설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선고는 다음 달 24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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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