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동맹 일변도 이념 외교 직격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종전 선언을 주장하면 반국가 세력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현 정부의 동맹 일변도 이념 외교를 직격했다.
이 전 총리는 20일 전남 무안군 청계면 목포대학교 도림캠퍼스 내 70주년 기념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요즘 윤석열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 '힘을 통한 평화'를 말하며 안보와 평화를 똑같이 보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안보와 평화는 다르다"면서 "우리가 군사 분야를 비롯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북·중·러도 연대를 강화하고 협력을 모색한다. 군사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이것은 평화가 아니다"라고 현 동맹 외교를 꼬집었다.
이 전 총리는 지정학적 위치·구조에 따른 우리나라의 운명을 ▲분단국가 ▲동맹국가 ▲반도국가 ▲통상국가 등으로 규정했다.
분단국가에 대해서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3년 이상 전쟁을 하고 70년 동안 휴전했다. 우리는 평화를 어떻게 확보·정착시킬 수 있을지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분단된 채 평화를 유지하자는 주장은 '온전한 평화'가 될 수 없어 한계가 있다. 결국 경쟁하고 싸울 것"이라면서 통일 전제·평화 협력의 필요성을 장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동맹국가일 수 밖에 없다. 세계 최강국 미국과 유일하게 동맹을 맺은 덕분에 안보를 이만큼이나 유지할 수 있었다. 동맹으로서 공유했던 민주주의, 인권, 다양성 포용 등의 가치는 계속 추구해야 한다"며 계승·발전을 강조했다.
미국의 반도체 대중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안보에서 미국과 협력해야 하는 것은 대전제다"면서도 "수출의 20%가 반도체, 반도체 수출의 60%를 중국·홍콩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이익 극대화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 반도체 기초 기술 협력 강화, 생산시설 대미 투자를 추진하되 '대중 수출은 맡겨달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전 총리는 반도국가의 운명에 대해 "좋을 때는 대륙과 해양의 교량이 되기도 하지만,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간 각축장이 되기도 한다"면서 "이웃 나라와 잘 지내야 한다. 이웃의 큰 나라들과 티격태격해서는 우리가 생존하기 어렵다. 좋든, 싫든 중국·러시아와 안정·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최소한 적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무역으로 먹고살기 때문에 어떤 나라와도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손님 사이를 이간질해서도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의 '이란 비판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나아가야 할 길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북한과 주변 4강이 모두 지지했다. 유일하고 기적적인 일이다"면서 "정부 차원, 국회의원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했다"며 "DJ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DJ의 지혜로 돌아가야 한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절실해진 만큼 아주 현명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전 총리는 오는 21일 오후에도 전남 장성문화예술회관에서 지역민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강연 행보를 이어간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