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책임져라" 친명계 공세…비명계 반발
"탈당하겠다" 의총 도중 소란도…내분 본격화
박광온 원내지도부 총사퇴…최고위 사퇴는 보류
이재명 당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친명계가 체포안 가결에 대한 책임 화살을 원내지도부로 돌리면서 21일 박광온 원내지도부 전원이 전격 사퇴했다.
친명계의 '원내지도부 책임' 공세에 비명계가 반발하면서 이날 의총에선 한때 고성이 오가며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긴급 의원총회와 비공개 지도부 회의를 수차례 번갈아가며 열며 장시간 대책 논의를 이어갔다.
이 대표 체포안 가결 직후 오후 6시께 열린 첫 의총부터 지도부를 향한 강한 성토가 터져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분위기가 살벌하다. 누구 하나 죽일 것 같다. (의원들이) 말을 터져 나오는 대로 뱉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의총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회 직후 의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일부 의원은 내부 분위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의총을 개회 50분 만에 정회한 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만 세 시간 가까이 이어갔다. 이후 오후 10시 의총을 다시 속개해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재개된 의총에서도 친명계를 중심으로 원내지도부에게 책임을 묻는 성토가 잇달아 나왔다고 한다. 이에 비명계 의원들이 맞서면서 양측 설전이 장시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고성을 지르거나 눈물을 흘리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익표 의원이 의총 도중 탈당 발언을 하며 회의장을 나오자 동료 의원들이 그를 붙잡고 만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소리 지르고 화풀이하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양쪽이 다 과격하게 서로 공격하고 분열적으로 가니 홍 의원이 탈당하겠다고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총은 오후 11시 26분께 산회했다.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 전원이 표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한 후에야 의총이 마무리됐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갖고 "표결 결과가 지도부의 설득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박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했고 이 시간부로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지도부 결정과 다른 표결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고 이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이 대표와 최고위원 등 선출직 지도부 사퇴 논의는 유보됐다.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무직 당직자 전원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정상 근무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는 의총 종료와 동시에 입장문을 내고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본회의 가결 투표는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최고위원들은 조속히 당을 안정시키고 이 대표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95명 중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여부를 판단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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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