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홍시만 기다리나…청주교도소 이전 하세월

공약 평가는 정상인데…청주시는 넉달째 용역 중단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당선자들의 공통 공약인 청주교도소 외곽 이전 사업이 뚜렷한 진도를 내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24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주시는 지난해 11월 1억 원을 들여 청주교도소 이전 전략 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했었지만 이를 중지했다.

이 연구용역 발주는 청주 서남부권 발전의 걸림돌 해소를 더 미룰 수 없다는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반영한 첫걸음으로 관심으로 모았지만 지난 5월 밑그림 작업을 중단한 지 넉 달이 지나도록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현황조사와 이전 후보지 선정, 갈등 해소방안, 기존 교정시설 개발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었다.

청주교도소 이전은 4년 전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국회의원,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김영환 충청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까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정파를 초월한 '공통 공약'이다.

도와 시는 올해 6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이전 장소와 방식, 기존 부지 활용 방안 등을 모색한 뒤 2030년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연도별 사업 로드맵까지 내놨지만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무부가 청주교도소 이전 협의를 미루고 있다는 게 연구용역 중단 이유지만, 지역 정·관계가 감나무 밑에서 홍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양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충북지사 공약 평가·자문위원회는 지난달 이 사업을 '정상추진'으로 분류했다. 도 관계자는 "연구용역 과정에서 법무부와 관련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법무부가 이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교도소 이전 사업은 막대한 이전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사업자가 새 교정시설을 짓는 BTL(임대형 민간투자) 방식이나 민간 사업자가 국가에 기부채납한 뒤 일정 기간 운영하는 방식, 현 청주교도소 부지 개발 사업권을 주는 '기부 대 양여'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정시설 관리자인 법무부는 교정시설 입지 선정 등에서 ‘지역 주민의견을 존중해 추진함을 원칙으로 하며, 해당 기초자치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한다’는 기준을 정하고 있다. 부산과 안양 등 다른 지역 교정시설 이전 사업에 비해 도와 시, 지역 정치권은 상대적으로 무력한 모습이다.

청주교도소는 1908년 청주시 탑동에 공주감옥 청주분감으로 개소한 뒤 1946년 청주형무소, 1961년 청주교도소로 개편한 뒤 1978년 현 위치로 신축 이전했다. 전국 유일의 여자교도소가 1989년 청주보안감호소 안에 개소하기도 했다.

이후 청주교도소 반경 1㎞ 안에 산남·가마지구 등 6만6000명 규모의 거주시설과 교육시설 7곳이 밀집하면서 외곽 이전 요구가 대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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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