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법 위임 범위 내 판단"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액 일부만을 공제해도 이중과세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모법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31일 A주식회사가 마포세무서장 등 과세 관청을 대상으로 제기한 종합부동산세등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고 25일 밝혔다.
A주식회사는 과세기준일에 보유 중인 주택, 토지 등을 합쳐 종합부동산세 23억8000여만원, 농어촌특별세 4억7000여만원을 부과 받았다. 다만 A주식회사는 과세 관청인 마포세무서가 적용한 구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에 따른 산식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모두 보유세로서 동일한 부동산에 대해 부과되는 것으로, 이중과세가 문제로 지적된다. 종합부동산세법은 이러한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기 납부한 재산세를 공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현재 시행령에 적힌 산식대로 계산하게 되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대상이 되는 부분에 부과된 재산세액에 다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출된 세액만을 공제하고, 나머지 세액을 공제하지 않게 된다.
A주식회사는 종합부동산세와 중복 부과되는 재산세액 중 일부만을 공제해 이중과세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행령으로 정한 산술식을 통해 결정된 세액이 결과적으로 이중과세 된다면, 이를 막기 위한 취지인 구 종합부동산세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 조항이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고,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무효인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해당 사건 조항의 산식에 따라 공제해야 할 재산세액을 산정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과세대상에 부과된 재산세액 중 일부만을 공제해 이중과세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었다.
또 개정되기 전의 구 종합부동산세법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과세대상에 부과된 재산세액 전부를 공제하도록 했으며, 이를 산정하는 방법 등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사항만을 위임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서 기준이 되는 부분은 구 종합부동산세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A주식회사의 경우 재산세액 중 일부만이 공제되는 결과에 이르렀지만, 이는 입법자가 구 종합부동산세법 위임 범위 내에서 공제되는 재산세액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조항이 동일한 과세 대상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 부과되는 재산세액 중 일부만을 공제하도록 했더라도, 구 종합부동산세법의 위임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 종합부동산세법이 재산세액의 공제와 관련해 시행령에 위임한 범위에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영역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재산세의 과세 부분부터 먼저 과세되는지, 아니면 재산세의 과세 부분과 그 외의 부분 사이에 안분해 과세되는지 여부'가 포함됨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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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