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기각...."불구속 원칙 배제할 정도 아냐"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여"
"백현동 관여 의심되지만 직접 증거 부족"
"대북송금, 공모 여부 등 다툼 여지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됐다.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은 헌정사 처음이었는데,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성남도개공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북송금 의혹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논란 등에 대해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하다"고 했다.

아울러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하여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곧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될 예정이다.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전날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가 10시3분께 법원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지각하면서 8분 순연됐다. 유 부장판사는 오후 7시24분까지 9시간16분간 쌍방의 의견을 청취했다.

검찰에서는 최재순 공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 등 검사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500쪽 분량의 PPT를 준비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단은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를 중심으로 판사 출신 김종근·이승엽 변호사 등 6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 대표도 심사 과정에서 직접 발언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에 세상의 공적이 된 것 같다"며 "도지사 (시절에 대해) 하루도 빠짐없이 수사를 이어오는 (상황이) 안타깝고, 억울하다.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최후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배재로 200억원 손해를 입힌 혐의, 스마트팜 및 방북 비용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북한에 대신 납부하게 하고 부정한 청탁을 받은 혐의, 검사 사칭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 위증 교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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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