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3.7%…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정부, 유가 상승에 유류세 연장 적극 검토
전기료·밀크플레이션 등 상방 압력 산적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추석 연휴 농산물 가격이 오르자 9월 소비자물가가 또다시 3%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농산물 수확기를 맞는 10월부터 물가 흐름이 안정될 거로 전망하지만 여전히 오름폭이 예측불가한 국제유가의 변동성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빠르면 10월에 물가상승률이 2%대로 복귀할 거로 전망했으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6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3.7% 올라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3%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소비자물가보다 0.1%포인트 높은 3.8%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하락폭이 지난 8월 -11.0%에서 -4.9%로 둔화했다. 석유류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지난 8월 -0.6%포인트(p)에서 -0.2%p로 감소했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7.2% 상승해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격변동이 큰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도 전년 대비 6.4% 상승했다. 특히 신선과일이 1년 전보다 24.4% 상승해 2020년 10월(25.6%)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사과(54.8%), 복숭아(40.4%), 토마토(30.0%), 고구마(16.4%), 쌀(14.5%) 등이 크게 올랐다.
한편 서비스 물가는 상승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서비스는 4.2% 오르면서 8월(4.3%)보다 상승폭이 둔화했고, 외식물가도 4.9% 오르면서 21개월 만에 최소 상승폭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원유 감산을 연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원윳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150달러까지 치솟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면서 원윳값이 80달러선에 머물 거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물가가)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하면서도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 강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유류세 탄력세율) 추가 2개월 정도 연장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4분기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과 밀크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공식품 인상폭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이달 7일부터 서울 지하철 요금은 150원 오르고, 우윳값 인상에 따라 아이스크림·빵 등 가격이 줄줄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전력은 누적된 적자 해소를 위해 4분기 전기료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8월 물가가 기존 전망보다 다소 웃도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10월부터 물가가 다시 둔화 흐름을 보여 연말에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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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