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최대 671가구, 총 810억3000만원까지 피해 늘 가능성 제기
"내년 12월이 전세계약 만기인데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난감하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이모(33)씨는 올해 9월께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에 대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뒤부터 근심에 빠져있다.
이 씨는 약 3년 전 현재 거주 중인 전셋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전세사기와 같은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미리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는데도 결국 자신도 동일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는 약 1억9000만원에 전셋집 계약을 맺었고, 이 중 1억 원 가량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전세금에 보탰다.
이 씨는 "아직 전세계약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식으로 피해를 본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번 전세사기 의혹 사건으로 집주인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전세금을 못 받는 상황이 예상돼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장 세입자가 쫓겨나가지 않게 먼저 구제한 뒤 정부가 나중에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경기 수원시 '전세사기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피해 세입자들로 꾸려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가 13일 수원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피해 전수조사 실시,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 공공의 선구제 후회수 등 3가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날 대책위가 발표한 피해현황에 따르면 이 사건 의혹 당사자인 임대인 A씨 부부와 그의 아들을 비롯해 이들과 관련된 법인이 소유한 건물은 총 51곳으로 파악된다.
이 중 건물 3곳은 경매가 예정돼 있으며 또 다른 건물 2곳은 압류에 들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대책위가 조사한 피해자는 총 394가구로, 예상 피해금액이 475억8000만 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대책위는 피해주택이 총 671가구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810억3000만원까지 피해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A씨 부부와 직접적인 관계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또 다른 피해사례도 주변 다른 건물에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B씨가 소유한 건물들로, 건물별로 1명 이상 전세 만기가 도래했지만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 예상금액이 60억원이고 38가구 피해자가 있지만 임대인과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들이 모든 제반비용을 자부담으로 건물별 임대인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고발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시는 이번 전세사기 의혹과 관련해 변호사와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관련 전문 인력을 확보해 이르면 다음 주에 시청 본관 1층 통합민원실 내에 ‘수원시 전세피해 상담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상담센터에서는 전세 사기와 관련된 법률상담과 피해자 결정 등 관련 행정절차를 통합적으로 신청받고,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정보를 제공한다.
시는 또 강제퇴거 위기에 놓인 임차인들이 주거 걱정을 덜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해 긴급 주거지원을 준비 중이다.
또 긴급주거 입주 시 필요한 이주비도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한다. 청년들에게 전세보증금 보증료도 최대 30만원 지원한다. 지방세 징수와 체납 처분도 최대 1년간 유예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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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