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법사위·정무위 등 국감서 '전현희 의혹' 집중 추궁
원색 공방도…여 "경제 폭망 기우제" vs 야 "국가 말아먹어"
과방위, 편파방송 논란…국토위, 문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도마
여야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국정감사 곳곳에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경제 정책에 대한 야당의 날 선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 말아먹었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고, 여당은 "폭망하라고 기우제를 지내는 것인가"라며 맞섰다.
이외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국감에서는 공영방송 편파 문제와 부동산 통계 조작 논란 등을 두고 여야가 맞붙었다.
◆야 "표적감사 신속 수사해야…너무 느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감에서 전 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과 관련된 현 정부 인사에 대한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첫 고발이 있고 나서 무려 8개월이 지난 올해 4월 공수처가 전 위원장을 불러서 처음으로 조사했다"며 "너무 느리다. 공수처가 시간을 끄는 사이에 쑥대밭이 됐다"고 질책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해 8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김진욱 공수처장은 "일부러 수사를 느리게 하는 게 아니고 여러 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답했고, 박 의원은 "각오하고 나온 게 아니네"라며 답변 태도를 꼬집었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은 공수처가 지난달 6일 권익위와 감사원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압수수색 당시 유병호 총장의 지시로 방해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감사원 특별조사국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고 하는 데 수사 방해로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재해 감사원장은 국정감사에서 본인만 4차 감사 결과를 보고 최종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얘기했다"며 "감사위원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 감사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은 전현희 표적감사를 넘어 조은석 감사위원 뒤집어씌우기 감사로 발전했다 "유병호 사무총장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TF를 발족해서 조 감사위원에 모든 걸 뒤집어씌웠다"고 했다.
조 감사위원은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패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처장은 이와 관련 "검찰이나 저희나 수사를 시작할 때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하지 않는다"며 "불편부당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 "감사원에서는 (전 위원장의 근무 실태가) 문제가 된다는 제보를 받아서 감사에 착수한 것인데 이를 '표적감사'로 볼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감사 결과가 미미하다고 해서 표적감사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무위의 국민권익위원회 국감에서도 전 위원장을 둘러싼 설전이 이어졌다.
특히, 전 위원장의 의혹을 감사원 등에 제보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임윤주 권익위 기조실장을 상대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임 기조실장이 감사원에 전 전 권익위원장의 의혹을 제보해 '표적감사'가 시작됐지만 임 기조실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말해 그가 '위증'을 했다는 것이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기조실장 본인이 답변했던 증언 내용과 올해 국회 법사위에서 공수처장의 (임 기조실장을 제보자로 특정했던) 발언 내용이 모순된다"며 "실장의 해명이 없다면 작년 국정감사장 답변은 허위다. 따라서 위증죄로 고발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의 윤영덕 의원도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나 김 처장이 임 기조실장을 특정해 제보자라고 왜 이야기하나"라며 "임 기조실장 본인은 제보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둘 중 하나는 위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임 기조실장은 "저는 진실되게 말씀드리고만 있다"고 반박했다.
◆여당, 야당 경제정책 질책에 "폭망 기우제·고사"
기재위 국감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민주당이 경제가 폭망을 한다 이런 표현을 했다"며 "그러면 (저는)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경제가 폭망하라고 기우제를 지내는 것 아니냐 이렇게 표현하겠다. 우리 경제 폭망하라고 기우제 지내지 말자"고 밝혔다.
류 의원은 "학자적 양심이라는 표현을 쓴다. 자기가 필요한 것은 싱크대 위에 전부 올려놓고 필요 없는 것은 내려놓는 것"이라며 "또 기간은 어떻게 볼 것인가. 자기가 필요하고 유리한 것만 딱 잘라서 보는 편협한 생각 아닌가"라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야당 간사인 유동수 의원은 "의원 질의에 첨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민주당이 우리 경제를 폭망하라고 기우제를 지낸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맞섰다.
이어 "적어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기본적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귀에 거슬릴 수도 있지만 의원들이 충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부분에 대해 서로 의심하지 말고 배려해달라"고 덧붙였다.
여야 간사들의 중재가 있기 전까지 야당 의원들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많은 국민들은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무역이나 재정적자나 도대체 윤석열 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보면 낙제점이 아니라 점수 자체가 없는 정부"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추경호'로 삼행시를 짓기도 했다.
그는 "추 부총리가 추, 추경에 관심이 없다. 경, 경제도 너무 어렵게 만들어놨다"며 "호, 누구만 호의호식하는 것 같다. (이것이) 국민의 민심"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은 "경제부총리가 경제에 대해 그런 인식을 하고 있으니 국가를 말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튼튼했던 우리 경제가 윤석열 정권 1년 반도 안 돼서 총체적인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것 알고는 있나. 국민들을 생활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게 정부"라고 했다.
양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추 부총리는 "정부와 저를 상대로 질타는 좋다. 추궁도 좋고 지적, 제안 다 좋은데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할 수 없나"라며 "초반부터 경제를 말아먹는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표현 말고는 없느냐. 저도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한번 같이 생각을 해보면서 지적하고 문답을 했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여, 과방위서 "MBC 편파방송 심각"…국토위서는 부동산 통계 공방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대상으로 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편파방송 논란이 제기됐다.
김영식 의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에게 "MBC는 당시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메인 뉴스에 네 꼭지나 할애했는데 이게 과연 공정한 보도라고 보느냐"며 "그 허위 인터뷰는 제2의 김대업 병풍 사건으로, 성공했다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뻔한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장님은 MBC가 어떤 팩트체크(사실확인)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해 보셨느냐"고 물었다.
권 이사장은 "방문진은 방송 제작이나 편성에 개입하지는 않으나 문제가 제기된 부분(보도)은 확인한다"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팩트체크를 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한국갤럽이 실시한 2023년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MBC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부각하며 정치적 중립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맞받았다.
변재일 의원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현재 방송 환경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을 누가 판단해야 하느냐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며 "정부, 정당, 정치권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 이사장을 향해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이 화두였다.
여당은 '통계조작' '국기문란'이라며 한국부동산원을 질책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적 망신이다. 특히 부동산 통계는 국민 삶과 밀접하다는 점에서 국민들 분노가 크다"며 "손 원장은 부동산 통계 작성을 책임지는 기관의 장으로서 (이번 사태는)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강대식 의원은 손 원장에게 "윤 정부 들어서 대통령실이나 국토교통부에서 부동산 통계 조작을 의뢰받은 적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손 원장이 "없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상식적으로 유럽이나 남미상황 봤을때 저는 통계조작은 국기문란이고 망국의 지름길"이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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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