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청주동물원 이송 후 첫 합사
약간의 경계 속 무리 생활 무난
비좁은 철창에 갇혀 지내던 수사자 '바람이'가 여생을 함께 할 짝을 만났다.
23일 충북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바람이'(19살)는 이날 오후 3시 동물원 내 야생동물보호시설(1075㎡)에서 암사자 '도도'(12살)와 한 공간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 7월5일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이송된 지 세 달 보름여 만이다.
'바람이'와 시간 차를 두고 주 방사장에 들어온 '도도'는 약간의 경계를 보인 뒤 곧바로 '바람이'와의 합사 생활에 적응했다.
둘은 그동안 원거리 대면, 교차 방사, 체취 적응, 근거리 대면 등 순차적 합사 훈련을 받아 왔다. 우리 나이로 100살에 가까운 수사자 '먹보'(20살)가 지난 11일 간암과 뒷다리 기립 불능으로 안락사 되면서 합사 일정이 당겨졌다.
청주동물원 관계자는 "상호간 공격 성향을 멈춘 뒤 진행한 합사여서 별다른 문제 없이 무리 생활에 정착할 것"이라며 "단독 생활을 하는 호랑이와 달리 사자는 무리 생활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고 말했다.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는 2016년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비좁은 철창 우리에서 지내왔다.
최근 SNS을 통해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지자 동물복지를 표방하는 청주동물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바람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바람이'가 발을 디딘 청주동물원은 2014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 '바람이'처럼 사연 있는 동물을 구조해 치료한 뒤 자연으로 돌려보내거나 자연방사가 불가능한 개체를 보호하고 있다.
사육 개체는 68종, 370여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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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