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국감서 재발방지안 요구
국회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수원시을) 정무위원장이 27일 최근 발생한 '수원 전세사기 의혹' 사건에 대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주택금융공사에 재발방지안을 요구했다.
백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및 금융기관 종합국정감사에서 최근 '공동담보'와 '쪼개기 대출'을 이용한 '수원 전세사기 의혹' 사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에게 질의했다.
'수원 전세사기 의혹 사건'은 임대인 정모씨 일가가 총 18개의 법인을 세워 대규모로 임대사업을 벌이다가 임차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 즉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잠적해버린 사건이다.
이번 사건에 동원된 수법은 하나의 건물을 두고 여러 은행의 담보 대출을 받는 이른바 '쪼개기 대출'과 은행 대출을 받을 때 여러 세대를 묶어 하나의 대출을 받는 '공동담보'가 핵심으로 분석된다고 백 위원장은 설명했다.
'쪼개기 대출'과 '공동담보'는 규정상 위법하지는 않지만 이 사건의 경우 등기부등본상 공동담보물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제도적 허점과 근저당 설정이 과도하게 됐음에도 방만한 대출이 이뤄지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 위원장은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공동담보제도를 잘 모를 뿐 아니라 등본상으로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인데,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쪼개기 대출을 시행해왔다"며 "제재나 통제 장치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백 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특정 은행의 관여 여부와 쪼개기 대출 실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고, 참석한 수감기관들은 "국토부와 협의해 시스템 개선을 통해 해당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공동담보와 관련해 담보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금감원과 논의해 실무적으로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지난 24일 오전 10시 기준 접수된 고소장은 306건, 피해액은 약 451억원이다.
피고소인은 임대인 정모씨 부부와 아들, 이들 건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18명 등 모두 21명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임차인들은 670여 세대, 800억여 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피해자들은 임대인이 각 1억 원 상당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통신장비를 비롯해 임대차 계약 서류, 법인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하고 피해 상황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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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