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전 환담 자리에서 만난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뿐 아니라 여야 대표의 만남인 3자 회동까지 제안했던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 여야 협치를 비롯해 국정기조 전환을 직접 요구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사전 환담 자리에 참석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결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전환담은 5부 요인과 함께 만나는 자리로, 5부 요인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다.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 각 당의 대표들은 간담회 시작 전 1분씩 공개 발언을 할 예정이다.

이번 사전 차담회가 공식 회담은 아니지만 이 대표가 정부 행사 등에서 윤 대통령을 잠깐 대면하는 것이 아닌 사전간담회를 통해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민주당은 검찰·감사원 등이 야권을 전방위적으로 수사·감사한다며 불만을 표시,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이 대표도 사전환담에 불참하며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이 대표는 '민생 여야대표 회동'을 제안한 김기현 대표에게 윤 대통령도 함께 만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여야정 3자회담'을 역제안한 것이나 대통령실은 거부 입장을 내놓았다.

이전에도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대통령실의 거부로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던 이 대표가 사전 환담자리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예산 정국을 앞두고 여야정 협치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의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내일 공개 발언을 통해서도 민생을 위한 정치 복원 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도 전날 "국회 지도자들을 만나게 되면 목소리를 잘 경청하겠다"며 사전 환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던 만큼 이날 만남을 계기로 민주당이 정부, 여당과 대화 물꼬를 트게 될지 주목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통령도 민생이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민생에 있어서 야당의 협력을 구하려고 하면 여당도 변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