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서 답변
"R&D 예산, 필요한 부분은 대거 증액"
"청년 3만원 패스, 지출효율화 악영향"
정부가 지출을 줄여 우리나라의 성장을 끌어 내렸다는 야당의 주장에 재정당국이 정면 반박했다. 재정당국은 내년 예산편성 과정에서 삭감된 연구개발(R&D) 및 새만금 예산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면 증액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4년도 예산안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재정건전성에만 매달리면서 지출을 줄여 성장을 끌어내렸다는 야당의 주장이 맞느냐'는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올해 1~3분기 성장을 보면 정부 기여도가 약 44%가 넘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과거를 보면 대개 정부의 성장 기여가 25% 안팎"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기여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높기 때문에 정부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해 2.6% 성장을 했고 금년에 정부를 포함한 여러 기관에서 1.4% 안팎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성장률 둔화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여러 가지 대외 환경, 세계적인 경기침체, 반도체 문제, 중국의 시장 문제 등이 다 복합적인 데다가 고금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지출을 늘리자고 하는데 반드시 전제되는 건 대규모 빚을 내서 지출을 늘리자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며 "그렇게 하기에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R&D 예산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R&D가 너무 비효율적으로 중복적이고 보조금 나눠 먹기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R&D가 중요하다고 해서 지출 효율화하는 노력에 구조조정 대상의 성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R&D 예산을 계속 줄이는 게 아니고 전문가들과 학계 의견을 들어 필요한 부분은 대거 증액하겠다"고 했다.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삭감과 관련해서도 "새만금 사업 관련 적정성 재검토를 위한 용역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예산은 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청년 3만원 패스' 제안에 "일정 금액으로 하는 것은 미달할 때 손실이 될 수 있고, 무분별하게 방만하게 운영해 지출 효율화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날 이재명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경제성장률 3%' 정책 제안 중 하나로 청년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3만원권 패스'를 내세웠다. 독일의 '9유로 티켓' 사례를 들어 환승 횟수나 거리 병산에 따른 추가 요금 없는 정액 패스를 도입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늘리는 방안이다.
이어 "청년층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며 "(K-패스는) 사용에 비례해 절감 혜택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고 국회에서 정부안을 중심으로 설명도 듣고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과 관련해서는 "통상적으로 지방에 불용액이 상당하다"며 "해마다 전체적으로 4~5% 불용이 일어나는데 20조원 수준에 달한다"고 말했다.
올해 중앙 재정에 59조원 규모의 세수펑크가 나면서 지방교부세도 23조~24조원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둔화·자산시장 침체로 지방세입까지 줄면서 지자체가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추 부총리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재원상황을 함께 점검을 하면서 대응을 했고 현재는 큰 무리없이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만 재정에 지출효율화 노력을 해서는 안 되고 지방도 그런 노력은 함께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예결위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은 펜싱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선수가 전 연인 전청조씨로부터 3억8000억원 상당의 외제차량을 증여받은 것과 관련해 "정당하게 과세하고 있다"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타인으로부터 무상으로 이전받은 재산 또는 이익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게 돼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남 선수가 전씨로부터 받은 외제차량 '벤틀리' 가격을 3억8000만원으로 볼 경우 세율은 20%가 적용된다. 세금 7600만원 중 감면받는 부분을 제하면 6600만원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김 청장은 증여세 관련해서 징수할 계획과 관련해 "개별 납세에 관한 사실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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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