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로 업적 홍보' 혐의 유죄로 뒤집혀
"긍정적 평가 자료될 수 있어…시기 등 이례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정장선 평택시장이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가 유죄로 뒤집혀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박선준 정현식 배윤경)는 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정 시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되므로 정 시장은 직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시장의 혐의 중 문자메시지를 통해 업적 홍보를 한 혐의를 유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시장 재직 과정에서 추진된 아주대병원 평택 건립 이행 협약서 체결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는 이를 수신한 선거구민들에게 평택시장 후보자가 되려는 정장선 피고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또 피고인은 시장 후보자로 배포한 선거 공약집에서 이를 주요 업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문자메시지 발송 시점은 선거를 불과 53일 남겨둔 시점이고, 이 사건 문자 발송 이전에는 개인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로 5000명 이상의 선거구민에게 문자를 발송한 사실이 없어 행위가 다소 이례적"이라며 "문자 발송 시기나 방법, 내용 등에 비춰볼 때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자의 홍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여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직 평택시장으로 법규를 준수하고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 상태에 있었음에도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범행에 이른 이상 죄책이 있다"며 "다만, 위반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동종범죄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 시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4월 아주대학교병원 건립 이행 협약서 체결과 평택역 아케이드 상가 건물 해체 착공 등 본인 업적 홍보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선거구민 7000명에게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21년 12월 시작한 평택역 아케이드 상가 건물 해체 공사 착공식을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해 4월 개최한 혐의도 받는다.
공직선거법은 '특정 시기에 반드시 개최하지 않으면 안 되는 행사'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홍보 행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착공식 개최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상가 보상 문제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2022년 4월 이후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는 등 착공 시기가 인위적으로 조정되거나 왜곡됐다고 보이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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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사회부부장 / 이형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