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떠나는 유남석 소장 "역사의 평가 기다릴 것"

"사회 다양한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이 10일 퇴임식에서 "그동안 재판소 구성원들이 열성을 다한 결과 많은 결정들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국민과 역사의 평가를 겸허하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유 소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진행된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헌재소장으로 재직한 지난 6년의 시간은 참으로 영광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동시에 올곧은 헌법재판을 위한 고뇌와 숙고의 시간이기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6년의 시간에 대해 "보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평등이 이 시대 이 땅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 다원화된 민주사회에서 표출되는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를 헌법에 비추어 어떻게 균형을 이루도록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결정을 신뢰하고 존중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기본권의 수호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지난 6년의 성과로는 "재판부, 연구부, 사무처가 재판업무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야 함을 강조했다"며 "이를 위해 심판 관련 규정과 업무체계를 정비하고, 헌법연구관을 증원하는 등 연구부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했다"고 했다.

또 "심판지원 조직을 확대·개편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건 처리를 위해 노력했다. 헌법재판 사건이 날로 복잡해지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며, 그 결정의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늘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을 '살아있는 나무'에 비유하며 "헌법재판소는 기본적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주의라는 가치를 단단한 기둥으로 해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적극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헌법적 쟁점들이 제기되고, 가치와 이해관계의 충돌을 헌법재판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례가 많아지게 됐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사회현실과 시대환경은 급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 조항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어느 조항이든 제정 당시에 예측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규범으로도 기능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헌법의 가치와 원리를 중심으로 국민의 뜻이 담긴 헌법을 상황에 알맞게 해석·적용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재판을 해나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헌법에서 천명하고 있는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이 영원히 확보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지난 2017년 11월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으며, 2018년 9월21일에 7대 헌재 소장으로 취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 소장의 후임으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상태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3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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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