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식 양도세 합리화 논의…'10억원부터 과세' 기준 높일듯

대통령실 "양도세, 여러 의견 듣고 있다"
상장주식 종목당 10억 보유 양도세 과세
작년 '100억원 상향' 개편 추진했다 철회
권성동 "국정과제로 국민 약속드린 사안"

정부가 증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의 주식 보유액 기준을 높이는 정책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현재 결정된 것은 없고, 주식 양도세 합리화 관련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기준은 상장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했거나 지분율이 특정 수준(코스닥시장 2%, 코넥스시장 4%, 유가증권시장 1%) 이상일 경우다. 매년 연말 보유액을 평가해 과세하며, 세율은 양도차익의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시 25%)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이 연말마다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증시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대주주 기준 중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 조항을 과거 기준을 고려해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제도 설계 당시 100억원이었던 기준은 2013년 50억원으로 내렸고,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두 차례 하향돼 10억원이 됐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주식 양도세 폐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는 '주식 과세제도 합리화'로 담겼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대주주 기준을 100억원으로 올리는 세제 개편을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부자감세' 비판으로 철회했다.

다만 대주주 기준은 대통령령인 소득세법 시행령 제157조 규정사항이므로, 정부는 야당 동의 없이도 개편을 추진할 수 있다.

여당에서도 목소리가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개편은 이미 지난 대선과 인수위 국정과제로 국민께 약속드린 사안"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정부의 조치를 촉구했다.

권 의원은 "연말마다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대량 매물이 쏟아져 증시는 왜곡되고, 피해는 일반 개미 투자자들이 직격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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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