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석한 응원전 사라진 수능 시험장…한밭고 '큰절 퍼포먼스' 눈길

대전·세종·충남지역, 시끌벅적 응원전 사라지고 가족·친구 조용한 응원

16일 오전 8시 40분부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전, 세종, 충남 지역 10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수능엔 지난해와는 다르게 재학생들의 수능 대규모 응원전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잘 풀고 오셔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같은 응원 피켓도 볼 수 없지만, 일부 시험장에 선생님과 후배, 가족의 작은 응원전은 목격됐다. 또한, 내년 국회의원 선거 때문인지 수험생 응원 문구가 담긴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시험장 주변에 걸려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입실 1시간 전부터 대전 서구 갈마동에 있는 한밭고에서는 학부모들이 대부분 학교 정문에서 차를 멈춘 뒤 수험생을 내려주고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학부모는 차에서 내려 수험생을 응원하며 좋은 성적을 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채 안아주기도 했다.

특히 새로남기독학교의 교사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날 수능을 보는 수험생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한밭고를 찾아 수험생을 응원했다.


새로남기독학교 소속의 한 교사는 “수능에 14명이 응시했고 한밭고에서는 4명이 시험을 볼 예정이다”라며 “그동안 준비하고 노력한 결실을 보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준비했던 것보다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두 손을 모았다.

동생을 응원하러 온 박 모(21)씨는 “서로 필요할 때 찾는 비즈니스적인 관계지만, 오래 준비한 만큼 잘 봤으면 좋겠다”라며 멋쩍게 여동생에게 비상약 등을 건네주기도 했다.

한 대학생 무리는 함께 지내는 재수생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와 큰절하는 퍼포먼스도 연출했다.

대학생 김모(19)씨 등 3명은 “작년에 수능을 본 생각이 나는데, 친구가 꼭 잘 보고 좋은 결실을 보면 좋겠고, 저보다 좋은 대학을 가도록 응원한다”라며 “시험이 끝나고 친구 몰래 꽃다발과 케이크를 주며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줄 예정이다”라고 했다.

세종시 어진동 양지고 수험장 앞에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재학생, 친구 등 응원전은 찾아볼 수 없이 차분했다.

후배를 격려하기 위해 이날 오전 6시 30분 출발해 대전에서 세종시 시험장을 찾은 30대 김 모씨는 “막둥이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줄 생각으로 알리지도 않고 이곳을 찾았으며, ‘잘 풀어라’ 같은 말보다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고 꼭 안았다”라고 말했다.


도시락을 두고 간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도 있었다. 40대 학부모 양 모씨는 “차에서 내리면서 뒷자리에 도시락을 두고 내린 것을 알고 다시 달려와 기다리고 있다”라며 “도시락은 평소 좋아하는 고기반찬을 넣었다”라고 했다.

이날 충남교육청 천안 60지구 제3시험장 천안오성고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수험생들이 속속 들어섰다.

이날 시험장은 한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능 응원전은 열리지 않았다. 몇몇 교사들과 학부모만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교문 앞에 서 있었다.

학부모 김 모(51)씨는 "얼마나 부담될까 걱정된다"며"결과가 어떻게 됐든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험생 박모(19)씨는 "긴장이 많이 되기는 하지만 평소처럼 떨지 않고 시험에 응하려 한다"며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수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유증상자, 일반학생들이 같은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방역 수칙에 따라 시험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시험 당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수험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진 수험생들을 위한 별도의 식사 공간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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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