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에게 무기로 상해를 입혔더라도 강아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소극적인 방어 행위에 해당하면 무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형철)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26일 오후 4시 20분께 충남 부여군의 한 산책로에서 B씨가 데리고 있던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다가오자 손에 들고 있던 국궁 화살을 강아지 얼굴에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강아지가 다른 일행들에게도 짖었고 A씨에게 짖으며 달려오자 화살을 자신의 다리쪽으로 내려 막는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강아지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특히 목줄의 길이가 늘어나 있었고 강아지가 화살에 맞자 그때서야 B씨가 달려와 강아지를 안았으며 목줄이 늘어나 있는 동안 B씨가 강아지를 저지하거나 정지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목격자들이 거짓 진술할 동기나 이유가 없으며 공소사실 자체로도 산책하던 A씨에게 강아지가 다가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며 “비록 소형견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향해 짖으며 달려오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화살을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A씨 행위는 형법상 ‘자기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타당한 이유 있는 행위’로 동물보호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A씨가 공격을 유도해 위난을 자초했고 공격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강아지에게 상해를 입혀 유죄가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에 인정되는 사실들을 종합하면 A씨는 강아지 공격을 막기 위한 본능적이고 소극적인 방어 행위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이 사건 강아지가 대형견 또는 맹견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낯선 강아지가 자신을 향해 사납게 짖으며 달려든다면 충분히 위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반사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화살 뭉치를 내려 접근을 제지했을 뿐 휘두르는 등 적극적인 공격까지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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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