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청담·삼성·대치 '토지거래허가제' 아파트 해제 여부도 관심

서울시, 상가·업무용 빌딩 및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 해제
"소유주는 좋아도 타 지역에선 안 반겨…정무적 판단 지켜봐야"

"토지거래허가제, 내년에는 아파트도 풀리겠네요."

서울시가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상가, 업무용 빌딩 및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을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내년에는 아파트에 대한 규제도 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동에서 토지거래 허가를 받아야 할 대상을 '아파트' 용도로 한정해 조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공고가 올라오는 이날부터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토지거래허가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로, 2020년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해당 제도는 1년 단위로 지정 연장이 기능하고, 최장 5년까지 지정이 가능하다.

2020년 6월 잠실과 청담·삼성·대치동을 처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일각에서는 주민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서울시는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지정 기한을 연장해 왔다.

토지거래허가제의 기한은 최장 5년까지다. 시는 내년 6월에도 한 차례 더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내년 4월 총선과 마지막 연임 기회가 남아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 여부 등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며 해제할 가능성도 있다.

강남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아파트의 경우에도 재건축단지를 제외하고는 내년 6월 재지정시 전면 해제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강남 지역의 집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아파트까지 바로 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현대11차아파트 전용면적 183㎡는 지난달 69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7월 64억원(9층)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기록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최고 거래가를 또 한 번 경신한 것이다.

또 재건축 여부와 전혀 무관한 단지들의 집값도 상승세를 함께 하고 있다. 2000년에 준공된 삼성동 롯데아파트 전용 91㎡는 지난달 16일 기존 신고가(21억7400만원)보다 1억2600만원 가량 높은 23억원(12층)에 팔렸고, 1999년에 준공된 대치현대아파트는 지난 1일 전용 114㎡가 27억7000만원(13층)에 거래돼 신고가 기록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대한 토허제 해제 여부는 시의 정무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본래 서울지역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제의 주요 목적은 아파트 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인데, 그 와중에 비주택 건물도 같이 엮인 것"이라며 "인위적 규제가 아닌 시장 기능에 맡긴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아파트 역시 해제되면 인근 시세에 맞춰서 가격이 조정될 것이 명확한데, 지금 시점에서 굳이 (아파트까지) 해제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아파트에 대한 토허제가 해제되더라도 수혜 범위는 그 지역에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만이기에 해당 소유주들은 좋아하겠지만, 타 지역의 무주택자 등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울시의 정무적 결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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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