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슈링크플레이션는 꼼수, 공정위 등 법적 문제 검토"

세종정부청사서 기자간담회…물가 등 현안 설명
"가격 하락요인 미반영…업계에 강하게 요청할 것"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6일 식품가공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과 관련 '꼼수'라고 지적하며 관계기관에서 법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황근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00g 들어가던 것을 불가피하게 90g 들어간다고 사전에 공지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중량) 표기만 바꾸는 것은 꼼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부 식품가공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한다는 슈링크플레이션 지적이 제기됐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정 장관은 "(슈링크플레이션이) 법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 기획재정부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우선해야 할 것은 소비자 단체가 나서야 하는데 소비자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기업들의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해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다"면서 "공정위 등 관계 기관과 내용물 변경 시 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전체 소비자물가를 상회하는 먹거리 물가 인상에 대해서는 이달부터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가는 국민이 제일 우려하는 것인데 최근 안정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꼭짓점은 지났고 11월 발표 때는 지난해 기저효과 때문에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체감 상으로는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국제 곡물가격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한 데 대해 "밀 가격이 배 이상 올라갈 때 업체들이 가격을 많이 올렸는데 지금은 밀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한 번 오른 (제품 가격이) 안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품목이 올랐다고 해서 해당 원료를 쓰지도 않으면서 이를 핑계로 가격을 올리는 건 냉철하게 깊이 들여다보겠다"며 "필요하면 업계에 강하게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가 요구하는 가공식품 할당관세 확대·연장이나 농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 상향 등에 대해서는 가격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일부 수입 과일과 식품 원료 등 10개 품목에 신규 할당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업계가 원하면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도 "업계가 소비자를 위해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고 주장했다.

소 럼피스킨 확산과 관련해서는 방역에 자신감을 보였다. 정 장관은 "당초 우려한 것보다 대처를 비교적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주변국에서 많이 발생해 작년 말에 54만두의 백신을 마련했고, 최초 발생이었지만 준비를 철저히 해둔 상태라 당황하지 않고 백신을 확보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병 사례는) 전체적으로 줄고 있는데 11월말 정도 되면 상당히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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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