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가족여행 중 김만배 찾아와 '박영수 50억' 말해"

박영수 전 특검 공판 증인신문서 증언
"박영수·곽상도에 50억씩 주겠다 전해"
"부극증권 컨소시엄 배제땐 李 언급도"
박영수 변협 회장선거 자금조달 증언도

남욱 전 변호사가 지난 2015년 자신의 출소 이후 설악산에서 가족과 여행을 하던 중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찾아와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곽상도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주기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수재) 혐의 재판 증인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남 변호사는 검찰 측의 "증인(남 변호사)이 2015년 11월 7일 출소한 이후 가족들과 설악산을 여행하고 있는데 김씨가 찾아오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에 대한 설명을 했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만배가) 고검장(박영수)과 곽 전 의원을 언급하면서 '50억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며 "고검장은 (화천대유 상임고문으로) 모셨다고 해 알겠다고 답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2015년 5월15일 국회의원 불법 로비 의혹에 연루 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때문에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할 수 없는 약 6개월의 기간 이후 실질적인 주도권을 가지게 된 김씨가 그간의 로비 경과를 설명했다는 취지다.

남 변호사는 박 전 특검에게 지급될 50억원의 유통 경로에 대해선 "따님인 박모씨를 통해서 지급하기로 하겠다"며 "박 전 특검이 2016년 말께 특검에 들어가 공무원이 돼 자녀를 통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증인신문에서 남 변호사는 "김씨가 '대장동 사업 컨소시엄에서 부국증권을 배제해야 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언급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 "김만배씨가 '박 전 특검도 부국증권을 (컨소시엄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걱정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이에 남 변호사가 "당시 부국증권에 (컨소시엄 합류를) 약속해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고검장(박 전 특검)도 반대한다고 말해 제가 직접 부국증권을 찾아가 제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검찰 측이 "김만배씨는 '박영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면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김씨가) 이재명과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언급했다"고 답변했다.

이 외에도 남 변호사가 박 전 특검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를 위해 자금을 제공한 시기를 특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 "2014년 10월 중순께 양 전 특검보에게서 '박영수가 대한변협회장 선거에 나오는데 자금이 필요할 것 같다'는 취지의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10월 중순 내지는 하순께 (그랬다)"며 "그 즈음에 그런 말을 나에게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이 "박영수 측이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도와주겠다고 했을 무렵 선거자금 요청도 받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부터 다음 해까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백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약속받고, 이 중 일부 금액은 실제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를 위해 남욱 변호사로부터 현금 3억원을 받고, 같은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을 받아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2019년부터 2021년 딸 박씨와 공모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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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