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혐의 장로 아내도 징역 4년…법정구속
교회 신도 세뇌…친부·외삼촌 허위고소 강요
法 "피무고자 삶 무너뜨려…반성여지도 없어"
檢 "직위해제 후 중징계 청구…징계 절차 중"
친아버지 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것처럼 교회 여성 신도의 기억을 왜곡시켜 허위 고소를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검찰 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길호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교회 장로 이모 검찰 수사서기관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씨의 부인과 같은 교회 집사 오모씨는 각각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이씨는 녹색 외투를, 이씨의 부인과 오씨는 보석 장신구가 달린 털옷을 입고 법정에 나타났다. 이들은 실형을 선고받은 뒤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나란히 법정 구속됐다.
김 판사는 "(이 사건의) 피무고자는 4명, 고소 사실은 30건에 달한다"며 "피고인들은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피무고자 평생의 삶과 가정의 평안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이 친부나 외삼촌으로부터 몸서리칠 정도로 슬프고 끔찍한 성폭행을 당하고 성인이 돼서도 성적 관계를 맺는 사람인 것처럼 만들었다"며 "또 피무고자들은 자기 자녀나 조카를 성적 도구로 사용한 극악무도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중 일부는 출국금지와 수사로 경제적 손해가 상당한 등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용납하기 어려운 변명을 해 반성 여지도 없어 보인다"고 양형 사유를 들었다.
이씨 등은 2019년 2~8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여성 신도 자매 3명에게 암시를 통해 '부친으로부터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해 믿도록 해 2019년 8월 부친을 허위로 고소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세 자매의 허위 고소 시점이 이들의 부친이 A교회에 대한 이단 의혹을 제기했을 시점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2019년 1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또 다른 여성 신도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외삼촌에게 성폭행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한 혐의도 받는다. 이 여성 신도는 같은 해 8월 자신의 외삼촌을 허위 고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허위 고소 역시 신도의 외삼촌이 A교회에 대한 이단 의혹을 제기했을 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이씨 등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허위사실인지 알지 못했으며 (피무고자들이) 형사처벌을 당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은 성 상담 전문가 자격 등을 내세운 만큼 진술이 허위임을 알고 있다"며 "피고인들이 고소 과정에 개입한 것을 고려하면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와 관련해 해당 검찰 수사관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본 건은 경찰에서 혐의없음으로 송치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보완 수사해 2021년 7월 불구속기소 한 사안"이라며 "해당 수사관은 직위해제 후 중징계가 청구됐으며, 중앙징계위원회에서 현재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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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