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 용인 물류센터 화재사고 책임자들 2심도 집유

"피해 예견에도 예방조치 안해 중대한 결과 발생"

 3년 전 5명이 숨진 경기 용인시 SLC 물류센터 화재 사고와 관련, 관리업체 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1일 수원지법 형사항소6-1부(부장판사 정재욱 이춘근 이종문)는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용인 SLC 물류센터 관리업체 A씨 등 2명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A피고인은 소방설비 유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감독할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또 화재방지기 오작동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시 물류센터 업체들에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들은 중대한 피해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5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켜 책임이 무겁다"면서 "다만, 원심이 설시한 유리한 정상과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의 판단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정한 것으로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있던 양지SLC 물류센터 안전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했던 A씨 등은 화재가 발생한 2020년 7월21일 이전부터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한다는 이유로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입사한 지 일주일 된 직원에게 지하 4층 냉동창고에 있는 물탱크 청소작업을 시키면서 히터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는 등 기본적인 주의 사항마저 전달하지 않아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화재는 당시 청소 중이던 물탱크 히터 과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화재가 감지됐음에도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돼 있어 스프링클러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이 불은 순식간에 번졌고, 이에 당시 물류창고에서 근무 중이었던 5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 등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관리자 B씨에게 금고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C씨에게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 관리업체에는 벌금 1000만원 등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물류센터의 안전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A씨 등은 매연 등으로 발생하는 화재감지기 오동작을 막기 위해 소방시설인 화재수신기를 연동 정지상태로 유지해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하게 했다"며 "이로 인해 5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여러 명이 다치고 재산상 큰 피해가 발생하는 비극적이고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사회부부장 / 이형석 기자 다른기사보기